물끄러미 보다
발바닥으로 물을 움켜쥐듯
맨손으로 허공을 움켜쥐듯
그런 삶을 살았소
33층 건물의 15층에
입주한 월세 사무실
초조함으로 서성대던 어느 저녁
창밖 왕복 8차선 도로의 교차로
차들이
신호등 불 빛에 달리다 멈추고
사람들이 걷고 서고를
반복하는 모습
물끄러미 본 적이 있었죠
그때 찾아 왔지요
천길 벼랑길에서
효용성 전무, 무용함 전부인
그 분이 나를 붙잡았소
헛 바람 가득했던 바지자락을 붙들었었지요
이젠 수시로 찾아오시죠
아침 햇살에 출렁이는 바다의 윤슬
옥잠화 햐얀 향기
저녁녘 개구리 울음 소리
마슬 나가는 고양이의 우아한 발걸음
어두운 밤 바삭바삭 모닥불소리
온 몸으로 움켜진 시간
모두 말 없음이요
생각에 잠긴 보름달 같은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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