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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퀴 - 이재무-

관리자2025.08.15 21:44조회 수 17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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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퀴  
                  
     이 재무

  흙도 가려울 때가 있다
  씨앗이 썩어 싹이 되어 솟고
  여린 뿌리 칭얼대며 품속 파고들 때
  흙은 못 견디게 가려워 실실 웃으며
  떡고물 같은 먼지 피워 올리는 것이다

  눈 밝은 농부라면 그걸 금세 알아차리고
  *헛청에서 낮잠이나 퍼질러 자는 갈퀴 깨워
  흙의 등이고 겨드랑이고 아랫도리고 장딴지고
  슬슬 제 살처럼 긁어주고 있을 것이다

  또 그걸 알고 으쓱으쓱 우쭐우쭐 
 맨머리 새싹은 갓 입학한 어린애들처럼
 재잘대며 자랄 것이다

  가려울 때를 알아 긁어주는 마음처럼
  애틋한 사랑 어디 있을까
  갈퀴를 만나 진저리치는 저 살들의 환희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사는 동안 가려워 갈퀴를 부른다


  -출처/ 저자의 시집
            [저녁 6시] (2007년) 내용에서

  *. 헛청 : 헛간으로 된 집채

 

 

2025년 8월 15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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