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석 - 시인 - 노스 캐롤라이나주 샬롯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문학의강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
란
2017.06.26 14:12
[ 란 ] ( 蘭 )
김 평석
세상천지에 이만한 유혹이 있으랴!
내 방의 작은 창가 화분 속에서
늘 나를 반기던 카틀레야
여섯 개의 푸른 이파리
그 위를 반원을 그리며 귀한 자태로
단 한 개의 꽃대를 드리우고
여섯 개의 꽃망울을 달아내더니
맨 아래의 꽃봉오리에서 어느 날
몰래 활짝 꽃을 피워낸다.
꽃피는 계절이면 피는 꽃을
몰랐서리오 마는
이삼일 후 다음 봉오리에 또 꽃을 피우는
활짝 꽃보라 치는 날은 황홀하다.
꽃잎에 선연히 붉게 타는 생명 줄
태아의 실핏줄 보듯
참 신기하기도 하여라.
너를 보면 네 안에 감사의 기도가 흐른다.
정열적인 꽃 란!
마음도 따라 황홀하다.
주신 이께 감사드리는
네 기도는 애처롭다
네 기도는 가냘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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