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강
. 정근옥
겨울을 흐르는 강은
어둠 속에서
스스로 길을 만들어 외로이
흘러간다
별빛을 머리에 이고
한 번 간 적 없는
생의 사막길을 홀로 헤쳐간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길을
걸어도
세월이 할퀸 상흔이
화석으로 남아
꽃잎 흔드는 바람이 불면
가슴은 늘 멍이 들어 쓰라리다
흰 물결 흐르는 강물 위에서
가랑잎 목숨 한 점이
캄캄한 빛을 밀어내고
은하를 떠가는 별이 되어
반짝거린다
* 정근옥 *
시인, 문학비평가, 문학박사.
한국현대시인협회부이사장,
국제PEN한국본부 감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비평가협회 이사,
‘시와함께’ 주간.
한국현대시인상,
교원학예술상(시부),
신문예문학상 대상,
탐미문학상,
시와 창작문학상 대상 수상.
시집 『수도원 밖의 새들』
『자목련 피는 사월에는』외,
평론집 『조지훈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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