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또 왔나 보다
9월 초였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오전 11시 15분
앞 길이 뻥 뚫렸다
창 밖의 하늘이 높아 보였다
갑자기 파란 하늘에서
유리 파편들이 쏟아져 내렸다
투명한 것들이 눈에 박혔다
눈이 부셨다
창문을 내렸다
도로변의 코스모스와 구절초들이
울긋불긋 유리구슬을 던져대고 있었다
그것들이 얼굴에 부딪쳤다
꽃 향기에 코와 입이 시큰거렸다
얼굴이 따끔거렸으므로 잠시
졸음쉼터에 차를 세우고 쉬기로 했다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와
서늘한 유리 화살들이 가슴을 헤집었다
숨이 막혀 허둥거리는데
허파 속에
까닭 모를 그림움이 가득찼다
양떼 구름 같은
가을이 또 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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