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이 피었다
장 석남
분꽃이 피었다
내가 이 세상을 사랑한 바 없이
사랑을 받듯 전혀 심은 바 없는데
분꽃은 뜰에 나와서 저녁을 밝히고
나에게 이 저녁을 이해시키고,
내가 이 세상에 오기 전의
이 세상을 보여 주는 건지,
이 세상에 올 때부터
가지고 왔다고 생각되는
그 비극悲哀보다도
화사히 분꽃은 피어서
꽃 속을 걸어나오는 이 있다
저물면서 오는 이 있다
2025년 9월 1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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