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마을 문지방
제 섬의 문지방은 높지 않아요
그럼에도 문지방을 넘고 싶지 않아요
바깥이 두렵거든요
저 깊고 짜디 짠 검푸른 물처럼
이 섬 안에 기대어 산 지 오래된 것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 가둔 감옥일 수도 있지만
5평 짜리 공간이 편안하답니다
따듯한 이부자리와
북쪽 창에서 가끔 비춰오는 달 빛이 좋거든요
마른 오징어 같은 고독을
씹기엔 천국이거든요
가끔 섬 바깥이 그리워요
눈 부신 햇볕
오색찬란한 꽃들
특히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을
오감으로 느끼고 싶어요
그리움은 문어 빨판처럼 세상을
기억하고 있는거죠
그러니 가끔
저를 찾아 주세요
나룻배 타고 와서
수고롭더라도
수평선 너머 뭍 사람들과 이웃 섬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도 해 주시고
당신이 최근 폭풍우를 뚫고 쓰셨다는
시도 읽어 주세요
높지 않은 저의 문지방을 사이에 두고
도란도란
갯고동과 소라가 키워 온
파도의 푸른 향기를 나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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