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물러가는 모습
물러가는 여름은
바다로 흘러가는 강을 닮았다
높고 낮은 산들을 내달리던 열정
드넒은 광야를 묵묵히 걷던 끈기로
마침내 도달한 바다
스쳐기만 한 돌 하나, 끝내 돌보지 못 한 다슬기 하나
어찌 후회할 일이 없겠는가
응어리진 회한마저 다 품고 애초 왔던 곳으로 되돌아 가듯
혼 힘을 다해 쏟았던 지난 시간의 뜨거운 열정과
폭포수 같던 질주를
흔들리는 바람에 선선히 내어주었다
이제는 가을의 몫
돌아볼 일 없지
허리 굽은 노인이 조상님 선산을 찾아가듯
노랗고 붉은 계곡 속으로 묵묵히 걸어들어가는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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