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집 안의 온도계를 화씨 80°에 맞춰 두고 천장의 선풍기들을 켜놓는다. 에어컨의 난방을 좋아하지 않는터라 늘 그렇게 해 왔다.
원래는 침실과 거실에만 실링팬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이사온 후 다른 두 방과 부엌에 있는 카운터까지 먼저 실링팬을 설치하였다. 그리고 여름내내 홑이불만 덮고 잔다.
9월이 되니 서서히 들어서고 있는 가을의 입김이 조금씩 느껴지고 있다. 덱 옆의 나뭇잎들은 이미 다 떨어지고 초롱이의 먹이통들이 4,5일만 되어도 비어진다. 겨울을 피해 멕시코로 날아가는 긴 여정을 위해 그 조그만 몸으로 하루 500마일을 날기위해 꿀벌들 마냥 부지런히 에너지를 축적하는듯 하다. 이제 귀여운 초롱이들의 곧 사라져 갈것이다.
가을의 입김은 침실에서 부터 먼저 조금씩 느껴지고 있다. 천장의 선풍기 바람 없이 홑이불 위의 얇은 여름 이불까지 끌어당겨 덮는데 이불 밖의 두 팔이 서늘하다.
이제 곧 떠나 갈 집 앞뒤의 초롱이들을 조금이라도 더 볼수 있도록 기상해서 따뜻한 모닝커피 마시며 아쉬움 남기고 떠나는 여름을 토닥이며 오늘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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