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석정헌
눈이 오려나
흐린 날씨 벌써 해가 진다
오늘은 어둠의 꼭지점
음기를 막아 준다는 붉은 팥죽
할머니 주문 외우 듯 중얼거리며
문 마다 한 숟가락씩 뿌린다
방문 부엌문
특히 두 숟가락씩 뿌린 대문과 통시문
자손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쌍가락지 헐렁한 손가락
주름투성이 얼굴
허리 굽은 할머니 모습
새알심 듬뿍넣은 팥죽 한그릇
소반 위의 백김치
숟가락 뜨다말고 마지막은 아닐런지
조바심 쪽으로 부는 마음
그리움에 울컥이다
숟가락 놓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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