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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자스민 향기

송정희2017.07.31 06:58조회 수 20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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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스민 향기

 

한달 전 방안의 자스민이 수십송이 작은 꽃을 피우고

진한 향기를 토해 놓고는 어느날 보니 흰꽃잎이 다 떨어져 화분위에 무덤처럼 쌓여 있었다,떨어진 꽃잎을 하나 주워  코끝에 대보니 여전히 잊을 수 없는 그 향기가 난다,

한달만에 자스민 꽃봉우리들이 다시 생겼다,

메추리알의 백분의 일만한 꽃봉우리들은 초록빛 그물망같은것에 쌓여있다,

신기해 하루에도 몇번씩 들여다보면 그때마다 커져있다, 오늘은 빗물주는 날 ,매주 일요일,

큰 물통에 가득 모아둔 빗물을 담아 화분에 준다, 기다렸다는듯 흙들은 빗물을 뿌리로 내려보낸다,

가만히 들어보면 꼴꼴꼴 쫄쫄쫄 소리도 낸다,

고맙다는 인사같기도 하고 저들끼리의 이야기같기도 하고,

삼십분을 넘게 집안 곳곳에 있는 화분에 물을 퍼나르며 심겨져있는 녀석들과 교감을 한다,

어떤놈은 꽃을 피우고, 또는 잎을 키우고 나름 저마다 분주하다,

지인이 선물로 준 대나무는 나의 고양이 에보니가 잎을 다 씹어 놓아서 머리 띁긴 못난이가 되었지만 난 그놈도 사랑한다,

어떤 녀석은 몇년을 한집에 살아도 이름도 모른다, 그냥 이쁜이.못난이.꺼중이,그정도로 불러준다,

난 그들의 우아한 마님,

변덕이 나면 싫증 나고 잘 자라지 않는 놈들을 가차없이 내다 버리기도 한다,

나의 사랑스런 자스민은 볼품없는 커다란 화분속에서도 여전히 열심히 자라고 있다,

하나의 가느댕댕한 줄기 끝에 최소한 대여셧개의 꽃망울을 키워낸다,

다음주엔 질리도록 그 향기에 나의 밤은 화려할 예정이다,

그 작은 꽃봉우리에서 어쩜 그렇게 짙은 향기가 날 수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할 정도로 난 그 향기에 취한다,

곤충이나 모기는 또 그 향기를 싫어한다고 하니 이거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닌가

창문을 조금 열어 놓아도 모기 한마리 없다.

나에게는 무슨 향기가 날까 문득 생각을 해본다,

여자는 꽃이라는데,

나는 솔향긴가 좋은데

내게서는 솔향기가 나게 해주세요

졸음이 확 달아나는. 달콤하지는 않지만 청정한 푸르름이 생각게하는

그런 솔잎향내가 내게서 풍기게 해주세요,

지친 이에게 위로가 되고.

아픈 이에게 치유가 되고.

사랑하는 이들에겐 희망이.내일이 되는 그런 향기가 나게,,,,,,

작은 망에 쌓여 제법 통통해진 자스민꽃을 또 몰래 보고와서 아주 소중한것을 소유한것에 대한 행복감에 젖어봅니다.

자스민.네가 내게 있어서 고맙다,

너도 그렇다고? 그래, 알지 ,알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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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지금도 자스민 키우기 늦지 않나요?

    '집안에 향기'라는 대목에서 

    '나도 도전? '

    생각이 드네요.


    정희씨에게서는

    다양한 향기가 있어요.

    제발로 모임에 왔을 땐, 강렬한 장미향

    열심히 작품 올릴 때, 오래 진득한 국화향

    심지어 몸이 불편해 뜸할 때도 무화과 향.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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