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개비 내리는 아침
석정헌
밤새 뒤척이다
새소리에 반갑게 눈을 뜨니
아직도 가벼운 코 골며
깊은 잠에 빠진 아내
살며시 일어나 내려선 창가
커텐 사이 태양에 밀린 미명은 한창인데
악마의 유혹 커피를 내린다
안개인지 비인지 모를 물기 머금은 숲은
입추 지난 탓일까 찬바람이 끼친다
양손으로 감아 쥔 커피잔의 온기 포근하고
발을 내딛어 발자국을 구기듯
내려선 숲은 먼저 떠난이의
아름다운 자리를 닮아가고
철이른 낙엽 떨어지는 고목
새소리에 문득 고개 돌렸을때
주위를 맴도는 외로움
는개비 내리는 숲
바위턱에 걸터앉아
손에 든 커피 조용히 목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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