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석 - 시인 - 노스 캐롤라이나주 샬롯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문학의강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
무념무상
2017.08.12 09:47
[ 무념무상 ]
김 평석
여름이 하도 더워
시상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파김치가 되도록
하루 종일 허리를 굽히고
열 시간 노동을 마치고 나면
집에 돌아가
얼런 씻고 자고만 싶다.
물건 들여놓고 팔기만 하면 되는
그런 일을 하면서
무슨 헛소리냐 하겠지만
내 사정을 모르는 소리 일뿐
그렇다고 남에게 손 벌릴 처지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감사는,
내 가슴을 타고 내 입술로 흐른다.
이 불경기에 문을 닫는 가게가
어디 하나 둘 이라야지......,
엊그제 까지 동료요 경쟁자 였던
그이의 빈 가게 앞을 지나면
나도 모르게 무념무상
잠깐 나무나 돌이 된 듯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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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로의 남자가 복중 일터에서
노고에 시달리는? 풍경이 그려지며
'리얼리즘' 그림 한점을 감상하는 것처럼
숙연해지네요.
지나가다 만난 그 '빈 가게'의 주인과 가족들의
안녕을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