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뒤뜰에서
아해 김태형
호미 든 손, 흙 묻은 옷자락
늦여름 뒤뜰
채소밭 꽃밭을 둘러본다
오이는 팔뚝만 하고
봉숭아꽃, 돼지감자꽃, 눈부시다
"암, 누가 가꾼 밭인데!“
스스로 흐뭇해 혼자 중얼거린다
어느새 내 속을 읽었는지
꽃과 채소들 저마다 토를 단다
비바람 햇볕은 어쩌고
벌 나비 수고는 어쩌고
진딧물 잡아 준 무당벌레
밤새 흙 갈아 준 지렁이는 또 어쩌고“
그때 쾅!
빅뱅 할아버지 나타나 호통친다
"요것들아, 애당초 터를 닦아 준 건
나다!“
그 소리에 먹구름 속 천둥이
우르릉 거들고
은하수 별들까지 내려다 본다
졸지에 나는
이 큰 집안 막내 일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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