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블랙 리스트

keyjohn2017.12.10 14:22조회 수 457댓글 0

    • 글자 크기

*인디언 혼혈 그레이 눈알, 가발 훔침.

*겨드랑이 냄새 작열, 말 자주 거는 사이 아이들이 훔침.

*물건 서너개 들고 뒤로가 하나 주머니에 넣고 나중에 온다고 감.

*립스틱 외상, 나중에 와 갚았다고 침 튀김.


손님들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자들의 특징이다.

일달러 이달러 물건 훔친 손님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지 않는다.

그들은 귀여운 도둑에 속하므로....


이틀에 한번은 리스트를 보며

기억에 새겨야

두번 당하지 않는다.

물론 영악한 자들의

헐리웃 액션에

속고 또 속았지만...


아이들 네명을 데리고 와 나를 잔뜩 긴장시키고

일달러 짜리  머리에 바르는 젤 사서

나간 키샤가 가다 말고 가게로 되돌아 온다.

줄봉사 마냥 네 아이들이 다시 따라 들어온다.


짜증과 적의와 감시의 눈으로 쏘아봤다.

카운터에 작은 메니큐어 병을 내려 놓는다.

막내가 주머니에 집어 넣어서 가져왔다며

미안하단다.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지 않다.

다수에 의해 오랜 세월 만들어진  적개심과 분노는

이리 사소한 선행으로는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으므로....


용서나 사랑은

쉬운 연인처럼 나를 떠나가지만,

증오나 분노는 

가슴 언저리에

문신처럼 새겨져 있으므로...


쉽게 감동하고 방심하는 자세도

금물이다.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다시 할퀴고 생체기를 만드는 이들에게

나약하고  말랑 말랑한 박애나 자비는

더 큰 후회만 남겼으므로....


FM에서 종일 흘러 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롤 속

가족, 사랑, 선물이란 낱말들이

목에 걸린 가시처럼

불편한 하루다.












    • 글자 크기
설국 추풍낙엽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2 안착1 2018.01.02 483
81 파블로프의 개 2017.12.29 580
80 연말 기억정산 파티 2017.12.23 407
79 즐거운 일기2 2017.12.22 413
78 겨울비 2017.12.20 434
77 내리사랑1 2017.12.16 412
76 설국 2017.12.13 432
블랙 리스트 2017.12.10 457
74 추풍낙엽 2017.12.02 564
73 무난한 날2 2017.11.14 422
72 고국여행 2 ( 딸 예식)2 2017.11.08 456
71 고국여행 1 (해후)1 2017.11.07 484
70 가을 단상3 2017.10.13 464
69 오늘을 산다5 2017.10.06 484
68 도넛 반 더즌3 2017.09.29 408
67 시름의 크기2 2017.09.27 463
66 뒷담화1 2017.09.18 439
65 조송문 2017.09.13 444
64 염장3 2017.09.07 521
63 아름다운 간격 2017.09.02 51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