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하얀 겨울에도 나무는 불신의 벽을 허문다

석정헌2018.01.17 10:08조회 수 24댓글 0

    • 글자 크기


     하얀 겨울에도 나무는 불신의 벽을 허문다


                           석정헌


나무가 한 곳에 서 있다고

세상을 모른다

갇혀 있다 하지마라


벗은 가지

먼 산기슭 아지랑이 아롱 거리며

하나 둘 움을 튀우고

눈부신 꽃을 피우며

벌 나비 불려 모아 

제 몸을 내어 주고 수태를 하여

붉게 타 오른 태양 아래

튼실한 몸을 키워 짙어진 녹음

먼 길 가는 나그네의 발걸음 죽이고

땀을 식힌 흔들리는 이파리

열매 맺힌 계절

온갖 들짐승 토실토실 살 오르고

오래된 담벼락 담쟁이 붉게 물들며

하나 둘 떨어지고

감나무 꼭대기 까치밥 위태롭게 간들거릴 때

하얀 눈이 내린다

어지러운 세상 눈으로 도배한

이런 날도 뿌리는 땅 속에서 쉬지 않고

인간이 허물지 못하는 

불신의 벽을 허물며 뿌리를 뻗어 가고 있다

누가 나무를 움직이지 못한다고

갇혀 있다고 하며

세상을 모른다고 하나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68 고독 2015.03.03 5
867 애니멀 킹덤 2015.03.03 13
866 귀향 2015.03.04 6
865 아직은 2015.03.04 3
864 다시 일어 나야지 2015.03.04 6
863 속죄 2015.03.04 4
862 2015.03.04 5
861 허수아비 2015.03.04 4
860 2015.03.04 11
859 삼월 2015.03.04 80
858 어머니 그 아들 2015.03.05 5
857 살리라 2015.03.05 16
856 떠나신 어머니 2015.03.05 15
855 황토 2015.03.05 9
854 분재 2015.03.05 3
853 첫사랑 2015.03.05 13
852 마가레타 (Magareta) 2015.03.05 35
851 인생이란 2015.03.05 5
850 믿음 2015.03.05 3
849 2015.03.05 8
이전 1 2 3 4 5 6 7 8 9 10...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