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이른아침 봄비

송정희2018.03.06 10:39조회 수 8댓글 0

    • 글자 크기

이른아침 봄비

 

이른 아침부터 봄비가 내린다

소리도 제법 내며 비가 내린다

비오면 더 보고픈 친구민정이

수석 모으시는게 취미셨던 민정이 아버지

한국의 내놓으라하는 강가는 다 훑으셨다는 말씀을

귀에 인이 박히도록 하셨었다

기름칠이 반질반질된 까만 돌들이 잘 다듬은 나무 받침대 위에 세워져 진열장안에 가지런히

피규어처럼 있었다

집안 곳곳에 있던 수석들

자세히 보면 돌위에 그림도 있고 조각도 되어 있고 또 글씨같은것도 있다

그래서 돌들은 저마다 이름을 갖고있었다

그중 하나가 봄비.

넓고 얄팍한 돌에 흰눈이 내리듯 위에서 아래로 흰선이 가늘게 새겨져 있는게 아닌가

친구아버님은 그게 봄비처럼 느껴지셨나보다

그런데 신기하기는 했다

돌에 어쩜 누가 그려놓은듯 저럴수가 있을까하고

이제는 돌아가셨을 친구 아버님

평생 교직에 몸담으셔서 조금은 완고하시고 엄하셨던 분

그 돌들은 강가의 있던 자리로 보내졌을까

떨어지는 빗방울이 덱의 나무에 고여있던 물에 또 동그라미를 만든다

웃으면 작은눈이 더 실눈이 되던 내 지아비의 얼굴이

그 동그라미속에 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76 내안의 블루 2018.11.21 10
875 내일이 내가 좋아하는 정월대보름이다 2019.02.18 13
874 너의 이름1 2020.01.16 28
873 넝쿨장미 2018.05.07 9
872 넬라판타지아 2018.11.11 12
871 녀석들과의 산책 2019.10.04 13
870 녀석들과의 저녁산책 2019.08.16 13
869 노년의 색깔 2020.03.16 30
868 노년의 자격 2020.01.08 10
867 노동자날의 놀이터 2019.09.03 13
866 노모 2019.01.14 10
865 노모께 보낸 소포 2019.03.24 16
864 노모와 올케 2018.11.11 9
863 노모의 슬픔 2020.01.10 19
862 노을꽃 2019.12.28 10
861 놀란 에보니 2018.10.29 6
860 놀스캐롤라이나에서의 밤 2019.07.23 12
859 눈물이 나면 2018.09.18 7
858 눈이 온대요 2019.01.28 9
857 뉴 훼이스 2018.07.14 6
이전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