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알렉스를 추억하다(2)

송정희2018.03.12 12:45조회 수 12댓글 0

    • 글자 크기

알렉스를 추억하다(2)

 

토요일 오후3시 장례식날.

리장의사 주차장에서 딸 지은이와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하늘도 슬픈듯 비가 내리고.

점차 주차장에 차들이 채워지고 차에서 내리는 조문객의 대부분이 이십대 젊은이들이었지요.

아마도 학교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겠죠.

알렉스의 한국 이름은 이동희 스물다섯살

관속에 누워있는 스물다섯 청년의 모습은 이미 혈색이 사라진지 오래된 모습이었죠.

관옆에서 환하게 웃는 알렉스의 사진.

조용한 가운데 치러진 장례식.

너무도 젊은 알렉스의 어머니.

아들은 먼저 보내는 초췌한 모습의 아버지.

사랑하는 형을 잃은 동생의 퉁퉁부은 눈.

가끔은 살아있는게 죄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오늘이 꼭 그런날 같더군요.

난 작년여름 쓰러져서도 그 어둔길을 용케도 빠져나와 가족들을 보며 지금도 사는데 저 젊은이는

,,....

신이 존재하기는 하는걸까 괜한 심통도 부려봅니다

친구들이 헌화하며 터뜨리는 오열

아들 주환이가 고별사를 했습니다.영어로해서 난 제대로 알아듣지 목했지만 많은 미국인들은 알아 듣고 많이 웃더군요. 아마도 생전에 친구들과의 재밌던 추억거리인가봅니다.

그래도 웃으니까 장례식이 조금은 따듯해 보였습니다.

주환이에게 무슨 내용이었는지 알려 달라고 했죠.다음에 글로 남기려구요.

빗속을 운전해 집으로 오는길이 왜 그렇게 낯설던지요.

삶과 죽음이 공존하던 장례식.

알렉스를 떠나보내는 그 자리에서 알렉스 대신 알렉스 어머니를 꼭 안아드렸죠.병원에 못 찾아가서 정말 죄송하다는 인사도.

야윈 알렉스 어머니를 안고 함께 울며 우린 서로 엄마구나 새삼 느껴보았습니다.

    • 글자 크기
알렉스를 추억하다(1) 꽃샘추위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36 옆집마당의 수선화 2018.03.03 6
735 뽕나무 순 2018.03.03 8
734 반숙과 물김치와 꽃 2018.03.04 8
733 토롱라 2018.03.05 6
732 이면수 구이 2018.03.05 7
731 오늘은 흐림 2018.03.05 7
730 양치기의 주머니 2018.03.05 13
729 이른아침 봄비 2018.03.06 7
728 친구 생일상 2018.03.07 11
727 알렉스를 추억하다(1)2 2018.03.09 29
알렉스를 추억하다(2) 2018.03.12 12
725 꽃샘추위 2018.03.12 7
724 올봄엔1 2018.03.12 10
723 알렉스를 추억하다(3) 2018.03.13 14
722 뽀그리 2018.03.13 9
721 뽀그리를 하고 2018.03.14 9
720 식탁의 풍경 2018.03.14 7
719 이별의 습작 2018.03.15 51
718 아이비 햇빛 쪼이기 2018.03.15 57
717 막내2 2018.03.18 11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