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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산책

송정희2018.10.22 18:13조회 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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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오후햇살이 넉넉할 때 동네로 산책을 나선다

족히 두시간이 더 걸리는 길이다

나뭇가지들이 맥없이 자식같은 나뭇잎을 떨구고

슬픈 표정이 된다

나는 낙엽을 밟으며 바스락대는 신음을 듣는다

작은 도토리들은 아주 작은 폭죽소리를 낸다

으스러진 도토리는 팔레트에 금방 짜놓은 황금빛 물감이되어

바닥에 무늬를 낸다

길바닥이 캔버스다

하늘도 캔버스가 되고 땅도 캔버스가 되는 이 가을엔 모두가 화가가 된다

두시간 나의 산책길엔 별로 사람이 없다

뒤에서 뛰어오는 사람의 거친 숨소리에

얼른 길을 비켜주고

난 낙엽을 밟으며 집으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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