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동지와 팥죽

석정헌2018.12.21 13:27조회 수 44댓글 3

    • 글자 크기


         동지와 팥죽


                석정헌


얼음판 위에서

꽁꽁 언손 호호 불며 팽이 돌리다

정지로 뛰어 들어가

팥죽 쑤는 할머니에게 팥죽 먹어도 되느냐고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하얀 새알심 동동뜬 붉은 팥죽

귀여운 손자 아무리 바빠도

처음 뜬 그릇 들고

정지문에도 뿌리고

장독대에도 뿌리고

통시문에도 뿌리고 

바쁜 내마음 아랑곳하지 않고

액운을 뿌리칠 붉은 팥죽을 대문에도 뿌린다

겨우 차지한 붉은팥죽 

뜨거운줄도 모르고 마시 듯 먹고

맛없는 새알심 몇개 남은 그릇 획 던져버리고

얼음판으로 달려 간다


70여년을 뿌린 붉은 동지 팥죽

아직도 떨쳐 버리지 못한 액운

3대 세습의 붉은 동지는 북에서 으르릉거리는데

꽁꽁 언손 호호 불며 

맛없는 하얀 새알심은 남기고

달 짝한 설탕 태운 붉은 팥죽이 먹고 싶다


     * 정지ㅡ 부엌

     * 통시ㅡ 변소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3
  • 어린 시절 부억에 끊고 있는 팥죽을 보면서 내가 만든 몇개 안되는 새알을 어디에  넣는지 지켜보던 때가 생각나네요. 
  • 석정헌글쓴이
    2018.12.22 12:20 댓글추천 0비추천 0

    새알을 안먹는다고 엄마에게 잡혀 억지로 먹기도 했습니다

    그때가 참 그립습니다

  • ㅎㅎ 어린시절  끓겨있던 필름이 되 살아 납니다 

    지금처럼 먹을것이 천지 뻬까리인 지금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먹을것이 아쉽던 그시절 그래도 

    행복했었지요 즐감하고 갑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68 Grand canyon1 2017.07.09 21
767 메밀꽃1 2015.09.01 17
766 삶의 아나키스트1 2016.02.03 111
765 가슴 저미는 그리움1 2021.02.18 30
764 아내1 2015.04.07 21
763 산다는 것은 21 2016.04.12 23
762 바람 분다고 노 안젓나1 2022.09.14 23
761 작은 행복1 2015.09.12 12
760 체념이 천국1 2021.09.11 29
759 배꽃1 2019.02.18 33
758 입춘1 2019.02.05 23
757 솜 깔린 하늘1 2022.05.31 21
756 소나기1 2021.07.30 37
755 부끄런운 삶1 2020.07.31 37
754 입동1 2017.11.08 21
753 차가운 비1 2019.12.14 34
752 그리운 어머니1 2020.09.12 29
751 더위1 2019.08.08 24
750 순리1 2015.02.16 33
749 탁배기1 2015.03.17 20
이전 1 ... 4 5 6 7 8 9 10 11 12 13...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