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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말희
- 충남 아산 출생
- 1986년 도미
- 제3회 애틀랜타문학상 대상 수상

삶에 이별을 걸어두고

2019.01.18 12:41

강이슬 조회 수:79

삶에 이별을 걸어두고  - 강말희

                              

안개가 햇살에 사라지 듯 

화려한 만남은 이별에 스러지고

우리의 존재와 계획은 

한 때 무성했을 뿐

영원을 기약하지 않는다


풀잎처럼 바람에 누웠다가도

몸을 세워 삶을 두리번거리는 욕망은

길 위에 나선 나그네의 등짐처럼

늘 우리와 동행하고 있다


붙박이 소유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고통을 딛고

일상에 마비된 영혼이

훨훨 집착을 벗어날 때

자유로운 인생 길을 갈 수 있다


밝은 빛은 짙은 그림자를 동반하고

여러개의 문을 지나는 만큼

우리는 매일 그렇게 작별를 하고

이별을 통하여 삶을 바라보며

석별속에서 더 깊이 만나고 있다


진정한 만남은 이별을 향해 열려있고

우리는 준비된 이별속을 걸어갈 뿐이다


2018년 제 3회 애틀랜타 문학상 대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