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시래기를 삶으며

송정희2019.02.16 08:30조회 수 11댓글 0

    • 글자 크기

시래기를 삶으며

 

다음주 화요알이 정월대보름

물에 불려 놓은 시래기를 하루종일 삶는다

주방에서 제 할머니의 냄새가 난다

보고싶은 나의 권영숙할머니

친할머니는 아니시다

할마버지가 미남이시다보니 둘째 할머니 후훗

일본에서 기생을 하셨단다

종종 흥이 나시면 일본노래와 춤을 추셨다

간드러진 목소리에 선이 고왔던 춤사위

어린눈에도 예사롭지 않던 할머니의 춤과 노래

자식도 없이 조카딸만 한분 있었다

날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셨었다

결국엔 폐결핵으로 쓸쓸하게 조카딸집에서 돌아가셨다

그래서 지금도 눈에 밟히는 나의 권영숙할머니

꿈에라도 보고싶네요 할머니

아프실때 찾아뵙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용서하세요 제가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네요

할머니가 해주신 시래기 볶음 지금도 먹고싶어서 만들면

그때 그 맛이 안나네요

    • 글자 크기
혼돈은 아직 해석되지 않은 질서 나 홀로 집에 8일째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36 두달 2019.03.06 10
735 바람소리 2019.03.06 7
734 오늘의 소확행(삼일절) 2019.03.03 14
733 삼월엔 2019.03.01 16
732 아름다운 나라 2019.03.01 12
731 그와 나 2019.02.27 17
730 오늘의 소확행(2월26일) 2019.02.27 10
729 아 이사람아 2019.02.23 17
728 4총사의 오곡밥 2019.02.23 11
727 여전히 비1 2019.02.23 13
726 오늘의 소확행(2월20일) 2019.02.21 13
725 정월대보름 밥상 2019.02.20 13
724 내일이 내가 좋아하는 정월대보름이다 2019.02.18 13
723 호랑이 없는 굴속의 토끼들 2019.02.18 12
722 오늘의 소확행(1월17일) 2019.02.18 9
721 나의 자리 2019.02.18 12
720 혼돈은 아직 해석되지 않은 질서 2019.02.16 87
시래기를 삶으며 2019.02.16 11
718 나 홀로 집에 8일째 2019.02.15 16
717 나 홀로 집에 일곱째닐 2019.02.14 8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