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석 - 시인 - 노스 캐롤라이나주 샬롯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문학의강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
바람
2019.03.24 06:51
바람 ]
김 평 석
여름 날 불어오던 바람
나무 그늘아래 쉬던 나그네
기분 좋은 낮잠 들게 하더니
시원한 바람 그치니 잠을 깬다.
바람에 색깔이 있다면,
겨울 찬 서리를 몰고오는 바람
여름에 불어 준다면 나그네는
더 깊이 잠들 수 있을 텐데.
겨울 날 북서풍이 불어오면,
사람들은 옷깃을 여미고
생물들은 움추리고
모두가 추위를 피해 숨는다.
바람에도 고유한 정체성이 있다면,
무더운열의 여름바람 그대로
시베리아 벌판에 불어 준다면
동토의 사람들은 따뜻해 할 텐데.
바람에는 색깔도 정체성도 없다.
여름에 불면 더운바람
겨울에 불면 차가운바람
봄, 가을에 불면 시원한바람.
어제 밤 나무를 부러뜨릴 듯
몸서리치게 불어대던 바람
조금 전 까지 잠잠 하더니
지금은 한 때 씩 나무를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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