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너의 이름

송정희2020.01.16 11:10조회 수 28댓글 1

    • 글자 크기

너이 이름

 

답답한 벽에 내 작은 창을 만들어

그 창문을 살짝 열고 네 이름을 부르리

차가운 밤공기를 달려 내게로 와 줄 그 이름을

유난히 비가 많은 이 겨울에도

눅눅치 않을 너의 그 이름

 

너무 뻥 뚫려 허허로운 그런 밤이면

내 작은 창을 다시 닫아 걸고 넓고 단단한 벽 너머에

네 이름을 던져두고 난 아무렇지도 않은 열굴로

나쁜 사람도 좋은 사람도 아닌 외계인처럼 살것이다

 

너의 이름은 또 다른 나의 얼굴이었다

꽁꽁 숨겨 놓아도 늘 날 찾아 나의 부름에 달려오는 그 이름

그리움 가득 하루가 지날 즈음

다정한 너의 이름을 불러 이른 저녁을 먹는다

 

사방에 어둠이 내리면 슬그머니 내 침대 모서리에 다가 앉은 너의 이름

부르지 않아도 찾아오는 너의 이름이 있는 나의 밤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따순 겨울밤이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 한용운의 '님'이 반드시 에로스 님만은 아니듯,

    정희씨가 부르는 이름은 어떤 존재들 인지...


    그 이름으로 '을씨년 겨울'이 '따쓰한 겨울'로 재탄생하니

    이 또한 지상에 생명을 둔 자들의 축복이겠지요?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36 책망 2017.05.26 8
1035 새벽부터 내리는 비 2019.04.19 11
1034 조율 2019.05.14 14
1033 라면 칼국수 2019.08.04 9
1032 부정맥 (7) 2016.10.20 2
1031 미스트 2018.08.13 7
1030 산다는 것 2019.04.19 14
1029 감동입니다 2019.08.23 12
1028 산행 (6) 2016.10.20 2
1027 오늘의 소확행(7.16) 2018.07.17 8
1026 할머니의 익모초 2018.08.13 5
1025 첫 방문자 명지 2019.01.18 11
1024 무지랭이의 2월 2019.02.02 7
1023 2019.07.20 11
1022 보경이네 (1) 2016.10.20 3
1021 또 봄비 2018.02.25 11
1020 치과 진료 2019.01.18 8
1019 인사 2019.02.02 10
1018 작두콩꽃이 드디어 2019.07.04 7
1017 운동가는 길에 2019.07.20 14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