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겨울 뎐

송정희2020.01.29 06:46조회 수 14댓글 1

    • 글자 크기

겨울 뎐

 

꽃피고 지는 봄은 소녀

온통 이글거리는 태양볕의 여름은 농염한 녀자

나무가 제살을 뜯어내는 가을은 갱년기 아줌마

새초롬히 나 째려보는 겨울은 나의 그녀이다

 

느닷없이 나직히 날 위해 휘파람을 불어 짧은 내 머리칼을 날리기도하고

가는 눈 흘겨 나를 추위로 위협하기도 하는 나의 그녀는

한 겨울도 가끔은 따듯하게 보낼 수 있는 이유이다

 

한밤엔 공기중의 모든 수분을 얼려 된서리를 만들고

한낮엔 아무일 없었다는듯 천연덕스럽게 또 사랑스러운 그녀

춘향이가 칼 쓰고 앉아 기다렸을 도련님처럼

봄소녀가 그렇게 사뿐히 올때까지

난 새초롬하고 도도한 나의 그녀와 밀당을 할것이다

 

낮잠을 자는 작은 카우치 위에 올라와 함께 낮잠도 자고

영화를 보는 나만의 시간속에 끼어들어 그 차가운 입김을 불어

내 옆구리를 시리게도 하는 그녀

어두운 새벽시간

그녀는 나의 창밖에서 날 들여다보고있다

어디 아픈데는 없나하고 걱정을 하는듯하다

    • 글자 크기
오늘 그린 그림은 오늘의 이상한일

댓글 달기

댓글 1
  • 난롯가에서 보는 한편의 모노드라마네요.

    계절마다 나름의 풍취가 있지만

    겨울은 분주하던 자신을 쉬게 하는 침잠이 있어 좋아해요.


    어두운 새벽

    '어둠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그녀'


    그로테스크한 전율이 있어 짜릿합니다.

    즐감!!!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96 오늘의 소확행(3월6일) 2020.03.07 14
795 오늘의 소확행(2월7일) 2020.02.07 14
794 2월이 부쳐 2020.02.02 14
793 오늘 그린 그림은 2020.01.30 14
겨울 뎐1 2020.01.29 14
791 오늘의 이상한일 2019.10.31 14
790 황혼에 시작한 그림공부 2019.10.11 14
789 겁이 많은 강아지 까미 2019.09.20 14
788 오곡밥과 풀떼기반찬과 사돈 2019.09.13 14
787 9월 초입의 날씨 2019.09.05 14
786 살다보니1 2019.09.02 14
785 밤비와 나 2019.08.26 14
784 닷새 남은 팔월 2019.08.25 14
783 나무숲 바다 2019.08.25 14
782 살아온 이유 2019.08.22 14
781 오늘의 소확행(8월16일) 2019.08.17 14
780 집으로 오는 길 2019.07.24 14
779 운동가는 길에 2019.07.20 14
778 어금니 살리기 프로젝트 2019.06.01 14
777 조율 2019.05.14 14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