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비오는 아침

송정희2020.02.12 08:11조회 수 17댓글 0

    • 글자 크기

비오는 아침

 

겨울비가 장마처럼 내린다 낮에도 밤에도

슬픈사람 울기좋은 날씨

새벽녘에 깨어 듣는 빗소리도 나쁘지 않다

몇일을 더 내린다는 일기예보

이게 겨울비가 아니라 봄비일까

그래 그런게야

꽃나무에 봉우리를 키우고 과일나무에 싹을 틔우고

모든 새싹들을 틔우려는게지

아버지 돌아가시고 눈이 짖무르게 우신 나의 노모의 얼굴같은 하늘이

낮게 내려와있는 아침

잠시 비가 그쳤는지 사방이 조용하고 시계초침 소리 뿐이다

비닐우산을 쓰고 학교에서 돌아오다 바람이 우산에 뒤집혀

깔깔대던 어린내가 저멀리서 달려온다

뒤집혀진 우산을 들고 노란장화를 신고 집옆 웅덩이의 물을

찰박거리며 여전히 깔깔댄다

그런 눈웃음 이쁜 어린 내가 내게로 뛰어온다

빈 허공을 와락 안는다

어느새 이렇게 늙었냐고 내게 묻는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96 7월 문학회 월례회를 마치고4 2019.07.14 31
1095 감사합니다4 2019.12.30 41
1094 날 이기는 에보니3 2017.06.15 23
1093 오늘의 소확행(4월19일)3 2020.04.19 51
1092 8월 문학회월례회를 마치고3 2019.08.11 30
1091 부추씨앗3 2017.03.24 14
1090 역전앞 지하다방에서3 2020.02.24 25
1089 6월 문학회 모임(이천 일십 칠년)3 2017.06.13 72
1088 나의 사라는(동생에게 바치는 시)3 2017.04.08 19
1087 비의 콘서트3 2020.02.05 28
1086 에스페란토2 2017.08.24 17
1085 가을이 오는 소리2 2017.08.09 33
1084 싱숭생숭2 2020.02.06 24
1083 치과에서2 2016.10.20 24
1082 등신,바보,멍청이2 2017.06.16 119
1081 문학회 모임 (오월 이천일십칠년)2 2017.05.08 25
1080 허리통증2 2018.09.06 9
1079 막내2 2018.03.18 11
1078 9월을 보내며2 2019.09.26 17
1077 김 쌤 힘드셨죠2 2018.10.02 13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