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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Deep

keyjohn2020.08.20 14:22조회 수 6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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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이라 말할 때 가라앉는 느낌과 
말을 끝내고 마주 닿는 입술 위로 풍기는 날숨이 감미롭다.

Deep blue는 펜사콜라 해변에서
멕시코쪽 한시간쯤 먼 바다색이 연상되고,

Deep secret은 누군가를 해치고 얻은 행복을 잃을까 
풀잎 끝 이슬같이 아슬아슬한 삶이 연상된다.

Deep fryer는 산호와 해초의 낙원에서 잡혀 온 
새우의 오장육부를 졸이는 열기가 느껴진다.

Deep love는 당신의 상상력에 맡겨 볼까요?
쉽게 읽고, 느끼고, 잊어버리는 
당신의 활자에 대한  shallow한 태도를 
deep하게

참 
Deep kiss를 의식한 당신의 열정을 
헤아리지 못한 나의 에로스를 용서하길

작금 내 심박동의 활기를 고려하면
내년 발렌타인 즈음엔 아가페에서 조차 멀어질 듯하다.

머지않아 맞이할 deep rest는 또 얼마나 두렵고 달콤한 것인가!


*글쓴이 노트
'건설적인 어떤 것이 배제된 나날은 무의미하다'라는 명제를 맹신할 만큼 젊지도 않듯이,
먹고 자는 일로 이어지는 나날들이 이제는 죄스럽지도 않다.
극적인 희노애락이 없는 머리속에서 뭔가를 찾아 글로 옮기는 일이 난제가 되었다.
미드 대사에서 'deep secret'이란 단어가 자극이 되어 몇자 써봤다.

*사족의 사족
문학상 수상자라는 이름하에 영입된 문우들에게  일말의 미안함을 감출 수가 없다.
대처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다 온 문우에게는 미안함에 열등감까지 더해져 비루한 기분마저 든다.
집안청소도 안해놓고 손님을 맞이한 듯한 미안함? 그보다 심각한 그 무엇!
그런데 문학회라는 이름의 동호인 모임 정도로 치부하니 한결 마음이 편하다.
군인이라고 다 명사수가  아니고,
가수라고 항상 꾀꼬리 음성은 아닐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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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러지 부대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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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임선생님의 글을 deep 하게 이해하려고 몇 번을 읽었습니다. 깊어질수록 상념이 더해지고 포개져서 주저내려 앉을것 같아요. '깊은 산 속의 옹달샘 누가 와서 먹을까요? 깊이를 알아야 주위에 널린 수도물도 마다하고 산 속을 헤멜 수 있겠죠? 가볍고 심플하고 머리 아프지 않게 간단하고 쉬운 것에 길들여진 현대인에게 한 방 먹이셨네요. 저도 넉다운 직전입니다. 마지막 연의 '머지 않아 맞이할 deep rest에서는 먹먹해지네요. 아이구 이런 어쩌지.....쿨하게 deep sleep, No no no
  • Deep Aftertaste 

    Deep Relics

    여운과 잔영을 던져서 흔들어 놓을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는데

    굳이 비루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마음을 털어내는 것 그것이 글 쓰기이고 

    그 누구와도 비교 당할 수 없는 창작의 영역이 작가의 길 아닌가요?

    대중들은 미안함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데 혼자만 갖는 

    섬세하고도 귀한 마음이 정말 고맙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주눅들거나 비루해지지 않는 자신감과 

    자존감이 임샘은 물론 우리 모두의 마음에

    편안히 안착했으면 좋겠습니다. 

  • 던져주신 Deep 의 감미로움을 찾아가 봅니다


    아드리아 해의 물빛보다 더 반짝이고 있는 당신의 영혼 Deep Blue

    오직 내 안의 나와 만나는 Deep Secret

    Deep Down Down in my Heart!!   Deep Love

    황혼의 시간, 밤이 깊은 슬픔처럼 내려오기 시작할 무렵의 "두렵고 달콤함" Deep Rest

    나의 Shallow 한 생각으로 Deep 을 음미해 보았습니다.

  • 깊은 곳에 숨겨둔 은유는 많은 혼돈을 가져다 주기도 하죠. 쉽고 간단히 사는 삶에 익숙해져 있기에 깊숙한 곳은 항상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원하는 삶은 송사리가 헤엄치는 모습까지 다 비치도록 밑바닥이 맑게 보이는 삶인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 덕분에 용기를 내어 깊은 내 속에 들어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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