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공복

keyjohn2021.02.11 17:54조회 수 83댓글 2

    • 글자 크기

종일 굶었더니

속은 꼬로록 허전하지만

머리속은 백내장 걷어낸 듯 맑다.


병상의 어머니 안부도 궁금하고,

아들 약물중독으로 힘들어 하는 사촌의 안부도 궁금하다.

아내와 졸혼을 상의 중인 

라면도 제손으로 않끓여 먹는 친구가 걱정되고,

당뇨로 밤운전이 힘든 선배 걱정도 된다.


17살 옆집 개 앓는 소리도 탓하지 않으며

힘든 겨울을 나고 있는 잔디밭 무법자 야생거위들도 쫏지 않으리.


아내와 이마를 마주하고,

시집가고도 여전히 친정에 기생하는

딸년 흉도 안보고, 

자랑하듯 우편물 부탁하며 남친과 여행간 혼자사는 아내친구 흉도

거두어야지.


하루 공복이

소유를 사는 중늙은이에게 존재라는 별식을 선물했다.



*글쓴이 노트

체중이 늘어

자격지심에 간헐적 단식을 한다.

감정이입해 슬픈영화를 보고 난 후처럼

마음이 울적한 것이 영낙없이 페시미스트가 된다.

14일 줌 모임대비 단식중 단상을 글로 옮겼다.

글의 8할은 과잉된 감정의 발로임을 고백한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2
  • 몸 관리를 철저히 하시는 분같이 보이는데

    간헐적 단식을 하신다니.......날씬한 이유를 알겠습니다. 

    관절이 아파서 운동은 치명적이고 스테로이드까지 먹는 저는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일상들이 비슷한 진솔한 글 잘 읽었습니다.

  • 모든이들의

    안부가 궁금한

    총무님의 

    마음이 따뜻해 보이는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02 병상일기 2020.01.29 24
201 유격체조2 2021.08.02 27
200 파블로프의 개 2017.12.29 28
199 잘가 드니스1 2021.06.13 28
198 Plan B1 2020.02.01 29
197 차차차 2020.02.04 30
196 식구4 2021.10.10 30
195 봄바람 2021.03.05 31
194 God blessed me8 2022.03.03 31
193 무난한 하루2 2018.03.20 32
192 연극이 끝난 후4 2021.11.18 32
191 덩그러니8 2022.06.18 32
190 겨울비 2017.12.20 33
189 안착1 2018.01.02 33
188 가을 부추밭4 2021.09.10 33
187 행복하기2 2021.12.06 33
186 아침 2018.07.20 34
185 불쾌 불패 2018.09.06 34
184 겨울 단상3 2019.12.20 34
183 연말 기억정산 파티 2017.12.23 35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