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7 월을 다시 맞은 어느 늙은이

석정헌2021.07.01 11:02조회 수 38댓글 3

    • 글자 크기


     7 월을 다시 맞은 어느 늙은이


                  석정헌


있으면서 없는 것 같은

한해

반을 뭉텅 떼어버린

7 월의 첫날

얕은 구름 섞인 하늘은

간간이 뿌린 빗방울에

어제의 뜨거움을 잊고

숲은 푸르다못해 검다


무심코 쳐다본 거울속

주름진 얼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팽팽한 간격속의 표정

굽은 허리의 칠순이 훌쩍 지난

강단조차 낡아가는 늙은이

어슬프게 살아온 후회에

내면마져 횡해져

깜짝놀라 휘청 거렸고

이제야 겨우 알게 된 날에

뒷그림자 앞세우고

그 뒤에 숨는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3
  • '반을 뭉텅 떼어버린'듯한 

    지난 6개월에 대한 상실감에 

    푸른 숲이 검게 보이는 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기원을 찾기는 어렵지만, 우리들은 '세월의 흐름'을 혜택보다는 그 반대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을 봅니다.

    살아가야 할 날이 줄어드는 것에서 비롯된, 다소 염세적 세계관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말은 장수가 하나의 은총이라는 논리도 성립이 되네요.


    새삼 루소의 말을 새겨보며 성수 선배님의 '7 월을 다시 맞은 어느 늙은이'에 대한 변을 갈음합니다.

    '가장 오래 산 사람은 나이가 많은 사람이 아니고, 많은 경험을 한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틈만 나면 원근을 가리지 않고 발발거리며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배우자를 만나 다행이다 싶습니다.


    *'뒷그림자 앞세우고

    그 뒤에 숨는다'라는 표현이 오래 마음에 남네요.

  • "어설프게 살아온 후회"에

    누구도 자유스럽지 못할것 같습니다.

    "어제의 뜨거움을 잊고"

    아름다운 이 세상을 훨훨 즐겨 볼까요?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27 안타까운 추억 2015.02.09 114
926 창밖에는 2015.02.09 36
925 청춘 2015.02.10 27
924 옛날이여 2015.02.10 59
923 청춘 2 2015.02.10 28
922 황혼 3 2015.02.10 26
921 달개비꽃 2015.02.11 72
920 그래도 해는 뜬다 2015.02.13 143
919 2015.02.13 26
918 울음 2015.02.14 24
917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2015.02.14 40
916 낮은 곳으로 2015.02.14 19
915 여인을 그리며 2015.02.14 34
914 고량주 2015.02.15 35
913 외로움 2015.02.15 18
912 욕을한다 2015.02.17 24
911 어머니 1 2015.02.17 49
910 구원 2015.02.17 4
909 다시 오려나 2015.02.17 20
908 황혼 1 2015.02.17 6
이전 1 2 3 4 5 6 7 8 9 10...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