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동안
- 애틀랜타 문학회 회장

친구야

아이얼굴2015.04.14 01:23조회 수 60댓글 0

    • 글자 크기

               친구야


                                           조동안


햇빛에 그을린 구리빛 피부에

촌티가 가득했던 그 모습

내가 기억하고 있는 첫인상

국민학교 4학년되던 해

우리의 만남이 시작 되었지.

도시의 한 구석에서

우물안의 개구리마냥 지내던 때

너를 통해서 많은 경험을 했었지.

 

네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던

'검정 고무신'예찬에 빠져...

멀쩡한 신발 다 닳게 만들어

'검정 고무신'의 첫경험을 만들어준 친구.

 

지금까지도 먹어 보지 못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는

'오디'라고 하는 열매가

뽕나무 열매라고 하는 것을 기억하게 했던 친구.

 

우리들의 영웅 '이소룡'을 따라하며,

엄지 손가락으로

멀쩡한 코가 비뚜러 지도록 밀어 내며

'아비요-, 아비요'를 외치며,

한바탕 즉석을 대결을 펼쳤던 기억을 공유한 친구.

 

같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걷기 싫어 버스타고 가지고 우기던 나에게

시골에서는 이 보다 더 먼 길을

자기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다닌다면서

시간반 가는 거리를 끝까지 끌고 다녔던 친구. 

 

함께 숙제도 하고, 함께 공부도 하고,

함께 운동도 하고, 함께 고민도 하고,

참 많이 싸우기도 하고 화해도 하며

함께했던 시간만도 벌써 40년이 다 된 친구.

 

내가 기뻐 잘 살때 너를 기억하지 못해도

내가 힘들어 어려울때 너를 생각했듯이

네가 기뻐 잘 살때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네가 힘들어 어려울때 나를 생각해던 친구.

 

요즘들어 부쩍 많이 자네 생각하는 것이

이민의 삶에 지쳐가는 나 때문인가 했는데...

갑자기 날라온 자네의 메일을 읽어가며,

네게 다가 온 어려움이 너를 힘들게 하고 있었구나.

 

병상에 누워 있는 너를 감히 이해한다 말 할수 있겠냐만은

가슴이 아프고 속이 쓰려옴은 어쩔수 없구나. 

친구야! 흐르는 눈물 뉘라서 막을 수 있을까

친구야! 나오는 눈물 참지 말고 흐르다 흐르다

가슴에 품은 눈물 다 마르면 우리 한 번 옛날을 기억하자꾸나.

    • 글자 크기
컴퓨터를 정리하며 축시 - 그레이스 한인교회 창립에 맞추어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68 사명 2015.04.29 55
167 휴일1 2017.05.09 43
166 화이팅! 애틀란타 문학회2 2017.08.15 86
165 혼자 사는 연습4 2021.11.26 56
164 행복한 아내7 2022.02.19 51
163 할아버지8 2021.11.20 52
162 하얀달 2015.04.14 52
161 하얀눈 검은눈12 2022.01.07 46
160 풍랑2 2021.01.16 35
159 폭풍이 지나는중이었어도2 2022.07.15 47
158 편식 또는 과식4 2021.12.26 25
157 퍼즐1 2021.11.20 19
156 통증1 2017.07.20 48
155 토요일 아침3 2021.02.15 29
154 큰사랑 2017.05.09 62
153 코로나 191 2020.02.24 37
152 컴퓨터를 정리하며2 2021.11.21 34
친구야 2015.04.14 60
150 축시 - 그레이스 한인교회 창립에 맞추어2 2018.03.25 62
149 축복의 삶5 2018.05.13 5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