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동안
- 애틀랜타 문학회 회장

할아버지

아이얼굴2021.11.20 13:01조회 수 52댓글 8

    • 글자 크기

할아버지

                      조동안
  
톡 토닥 토닥토닥
톡 토닥  토닥토닥
어머니의 다딤질 소리 들리더니
풀 잘 먹인 이부자리 호청에
할아버지와 함께 누운 자리
까칠한 수염에 뭍어 나는 할아버지 냄새에
부드럽고 매끈한 감촉에 빠지며
긴 꿈의 자리로 숨어든다
그 높은 낭떠러지에서
떨어져도 떨어져도
끝없이 떨어지는 꿈에서
잠시 활홀한 순간 느끼는 불쾌감
하얀 캔버스에 잘 그려진 작은 지도
엄마의 눈총 피해 할아버지 뒤에 숨으니
'이제 겨우 제주도 하나 그렸구나
우리나라 지도에 세계지도까지
그리려면 아직 멀었구나
혼내지말고 내둬라 아가야'
든든했던 우리 할아버지
조금만 기다리세요.
저도 제 손자에게
작은 꿈 하나 심어주고
할아버지 찾아 뵐께요.

    • 글자 크기
사람을 기다리며 같은 삶 다른 느낌

댓글 달기

댓글 8
  • 3대의 오래 전 소박한 이야기가 대하드라마처럼 벅차게 다가 오네요.

    지도 그리던  3대만 남아 선 2대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섭리가,

    소년이 애비가 되고 할배가 되어가는 순리가 눈물겹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 아이들이 눈에 밟히는 걸 보면 

    할배 될 준비가 되었나 봅니다.

  • keyjohn님께
    아이얼굴글쓴이
    2021.11.20 15:37 댓글추천 0비추천 0

    사람을 기다리는 것보다 더 흥분되는 기다림이죠.

    맞을 준비는 되었으니,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죠.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자손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것이겠죠. ㅎㅎ 감사합니다. 총무님


  • 회장님!

    저도 할아버지와 12년 Roommate로

    지냈는데 아버지보대 할아버지가

    더 그립답니다.

    무조건 제 편이셨거든요.

    60년 전으로 돌아 갔다 왔습니다.

    건승하십시오!!!

  • 이한기님께
    아이얼굴글쓴이
    2021.11.21 07:57 댓글추천 0비추천 0

    돌아가시기 전에 동내 구경을 하시고 싶다고 해서 등에 없고 주변을 돌아 다닌 적이 있죠. 아무 말씀도 없이 내 등에 없히셔서 할아버지의 기억 속에 흔적들을 돌아보던 때가 생각나네요. 감사합니다. 종우 선생님


  • 남자들의 순수한 정에 푹 젖어 봅니다.

    남아선호 사상이 짙은 때라 여자들은 할아버지와

    같이 있는 적이 드믑니다.

    할아버지의 품은 늘 남자 아이들이 독차지 했으니까요.

    할머니 역시 손주가 먼저 손녀들은 심부름이나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도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건 늙었다는 얘기겠죠

    눈으로 옛날을 볼 수 있게 해준 글 잘 읽었습니다.

  • 강화식님께
    아이얼굴글쓴이
    2021.11.21 08:03 댓글추천 0비추천 0

    세상은 많이 바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는  우리 딸을 많이 이뻐하셨죠. 저희 어머니는 여전히 저희 아들을 이뻐하셨지만요.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착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손주든 손녀든 모두가 귀하겠죠.  요즘은 딸선호가 많아요...ㅎㅎㅎ

  • Atlanta 문학회 회장님!

    감사합니다.

    7개월만에 들어 보는 

    '종우 선생' 

    이왕 말이 나왔으니 청합니다.

    '종우님'이라 불러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것도 과합니다만---


  • 이한기님께
    아이얼굴글쓴이
    2021.11.21 14:04 댓글추천 0비추천 0
    네, 종우님. 감사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48 컴퓨터를 정리하며2 2021.11.21 34
147 사람을 기다리며1 2021.11.20 47
할아버지8 2021.11.20 52
145 같은 삶 다른 느낌3 2021.11.20 33
144 퍼즐1 2021.11.20 19
143 시계바늘4 2021.07.17 64
142 유리식탁1 2021.07.13 38
141 2021.07.13 21
140 복제 2021.07.13 18
139 2월의 첫날 2021.07.13 12
138 겨울이 간다는 건 2021.07.13 12
137 2021.07.13 12
136 아버지! 안녕히 가세요 2021.07.13 22
135 동백꽃이 떨어질 때 2021.07.13 17
134 언제나 한가운데에서1 2021.05.01 32
133 그린카드2 2021.05.01 24
132 봄이 오는 소리4 2021.04.11 55
131 토요일 아침3 2021.02.15 29
130 너는 뭐냐?1 2021.02.09 30
129 양절(攘竊) 때문에1 2021.01.20 36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