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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송년회 스케치

keyjohn2021.12.14 06:27조회 수 54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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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선물을 들고

머쓱한 인사를 나누며 만났지만,

누군가의 실없는 농담으로 

실바람에 안개처럼 어색함이 서둘러 자리를 비켜 앉는다.


띠엄 띠엄 만나는 월간지 사이지만

기꺼이 곁을 내주고 웃음 범벅을 함께 만들어 먹는

신문 간지처럼 쉽게 떨어질 수 없는 우리들.


흔하디 흔한  배달음식의 식상함이

'인삼보다 낫다는 가을무우'국과 정분이 나

식도를 수월하게 지나 간다.


굵은 콩이 박힌 떡을 씹자니,

앞니로만 떡을 질겅거리며 씹어 드시는

어머니 틀니 안부가 궁금하다.


음식이 입에 안맞는지

'부잣집 강아지 시래기 씹듯' 하는 이를 보며,

호스트한 자의 무안함이 문득 일었지만

'쓸게 빠진 놈' 수술 얘기에 쉽게 묻혔다.


퍼질러 앉아 선물을 물색하는 이,

선물은 좋지만 벌칙은 두렵다는 이,

제 차례도 아닌 데 무대를 휘젖고 다니는 이,

신장개업 풍선 광고판 처럼 춤을 추던 이

.    .    .

누렁이가 나타나 '개판'의 절정을 찍고 사라졌다.


웃음에 웃음을 떡칠하며 

이른 21년 송년 저녁을 보내고 돌아 오는 길,

허전과 아쉬움을 잔뜩 묻히고 돌아가는

뒤통수들이 정겹다.



*글쓴이 노트

송년회 스케치를 하노라니

이틀 전 일이지만 추억의 간이 들어 제법 달콤하다.


사람은 우리의 고되이자 안식임에 틀림없다.

그 날의 기억들은 안식의 책장에 꽂아 넣기로 한다. 


나의 유쾌가 누군가의 더욱 견고한 유쾌의 씨앗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날의 내 '까불까불'을 변명하며 총총!!


PS 혼자 텅빈 집에서 뒷정리 했을 Baby face Club 주인께는 죄송함과 감사함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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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아직도 눈에 아른아른 거리네요.

    저는 여러 선배들과 보낸 첫 이른

    송년회였어요.

    주제넘게 토설해본다면

    '마냥 좋았고 흥겨웠다'  그외 무슨

    잡설이 필요하겠어요.

    하나 톡 찝어내라면 뭐니뭐니해도

    사회자의 순발력,재치가 일품이었고

    압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회자 없는 '애문'송년회

    생각만해도 끔찍하고 무섭네요.

    Well done!!!

    늘 건승하세요.

  • keyjohn글쓴이
    2021.12.14 07:15 댓글추천 0비추천 0

    애문 평균신장을 상향 조정 해 주시고

    각별한 이해심으로 다양한 결례의 요소들을 포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신장개업 풍선 광고판 처럼 춤을 추던 이......ㅎㅎㅎ

    이 문장에서 팡 터졌습니다.

    접혀져 구겨졌던 것들이.....역시 애문의 센스쟁이 보배 입니다. 

  • 강화식님께
    keyjohn글쓴이
    2021.12.16 09:04 댓글추천 0비추천 0

    글만 

    쓰고, 읽고, 위로삼고, 정화시키고...그리하면 좋으련만

    모임에는 피할 수 없는 스태프가 되어 글 외의 것들에 시달리시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가슴의 리듬이 규칙을 찾아가 덜 아픈'

         축복 받은 한해 여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습관같은 주문이지만,

    새해에는 매사에서 조금 덜 아픈 한해를 기원드리며..총총

  • "쓸개빠진 놈" 얘기에서  빵 터졌습니다,


    한국에 다녀온 후 몸도 맘도 엉망에 기도하기에도 힘겨운 목소리로 [명태]까지 불렀으니

    쓸개가 빠진게 맞나 봅니다, 


    한참을 웃어대고 따스한 사랑어린 선물들로 차 트렁크를 채워선지 조금 나아졌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성일님께
    keyjohn글쓴이
    2021.12.16 09:11 댓글추천 0비추천 0

    '짝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 질 지라도 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

    어머니들 몸이 부서지고 그의 이름으로 우리들이 남아 웃고 마시고 씹으며 또 한해를 보내고 있네요.


    10년은 만난 듯한 친화력으로 하회탈보다 진한 웃음을 한 움큼주고 가시는 걸음 걸음 늘 감사드립니다. 

    전화기 하드 커버 뒷켠에서 힘겹게 나오는 지폐를 회비로 받으며 만감이 교차했습니다만

    그 만감 중 죄송함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 keyjohn님께

    문학회 송년  Wonderful 

    더이상 바랄 것 없어 좋을시고

    어하라 둥둥 내사람 문학회 동무들 감사 곰사 !

  • RichardKwon님께
    keyjohn글쓴이
    2021.12.20 11:45 댓글추천 0비추천 0

    언제나 모임의 중심을 잡아주시는 선배님께 다시 한번 감사.

    훤칠한 키를 흐느적 거리며 추시던 춤 ㅎㅎ

    아직도 눈에 선해요.

    건강하세요.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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