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석정헌
봄은 문턱을 넘어
눈까풀을 내려 깔지만
아직도 싸늘한 바람은
가슴에 언 얼음
밤을 잘게 부순다
어지러운 방향으로 부서진 소음
소리를 잊어버린 철새들 멀어지고
웅송거린 꿈 잠들지 못하고
삐쭉이 내다본 커텐 사이
미인의 귀에 걸린 귀걸이 작은달
칼날 같은 빛은
뒷뜰 수선화를 비추고
쪼개진 그림자에 섬뜩하도록
아름다운 꽃은 허공으로
한 웅큼씩 봄을 밀지만
잠못이룬 밤은 점점 깊어가고
날카로운 바람 소리 귓전을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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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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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의 봄은 아직도 봄을 실어나르기엔 힘이 부쳐 보이네요.
나이들면 옆구리가 시려워 밤잠을 설치게 된다고들 말하는데
정말 그런거같습니다.
아마도 석정현 선생님께선 그런건 아닌것같고 시앓이를 하시느라
귀걸이 작은달 까지 훔쳐보시는게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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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닮은 여인의 아름다운 귀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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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도 수선화에 취해 잠을 못이루시네요.
잠이 보약인데 밤에 보이는 수선화의 자태를 꼭 지켜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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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작은 수선화가 냉랭한 마음을 따스히 적셔 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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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달빛에 나타난 수선화 창백한 섬뜩함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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