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천국/박서영

keyjohn2022.03.11 10:45조회 수 57댓글 6

    • 글자 크기
밤의 국도에서 고라니를 칠 뻔 했다
두 눈이 부딪혔을 때
나를 향해 오히려 미안한 표정을 짓던
고라니의 검고 큰 눈망울

오랫동안 그걸 잊지 못하고 있다

그날 이후 그 길을 지날 땐 자꾸 뭔가를 만지게 돼요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던 천국을 아직도
돌려주지 못하고 있어요
내가 갖고 있어요

천국은 한쪽 다리를 절뚝이며 사라졌지요
도리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옮긴이 노트
어디 천국이
서영 시인이 만난 '검은 고라니의 눈' 뿐이겠는가 !
우리 눈의 조리개를 조금 좁히고 숨을 잠깐 멈추면
천국은 어디에나 언제나 있다.
며칠을 찾던 등긁개를 입에 물고 온 고양이,
새벽 잠을 쫏아 내는 거위들의 짝짓기 아우성,
갈변하며 잎을 떨군 목련 잎을 치우면
연두색 염색하고 머리를 내미는 부추,
우유 반 잔 남긴 걸 알고도
잔소리를 참아주는 아내의 움찔하는 입술. . .

그리고 손님 없는 공허를
글 쓰는 짬으로 메꾸는 이 순간도 '천국' 아닐까?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6
  • 2022.3.11 11:06 댓글추천 0

    성경에 의하면 천국은 네 마음 안에 있다고 했지요.

    그래서인지 내 자신의 마음을 먼저 다스리면 편안해 지더라구요

  • 강창오님께
    keyjohn글쓴이
    2022.3.11 12:39 댓글추천 0

    그런데 내가 내 안의 천국을 놓치고 사는 시간이 많음에 문제가 있네요.

    봄 날씨가 내일부터 꽃샘 추위로 변할 것 같네요.

    환절기 건강 관리 잘 하시길 빕니다.

  • 2022.3.11 11:20 댓글추천 0

    사슴, 노루, 관리들의

    크고 동그란 눈망울이

    천국을 품은양 참으로

    선하게 보이지요.

    삼라만상의 외형은 천국

    내면은 지옥이라 생각이

    드네요.

    저가 아는 신학교수 왈

    천국은 장소의 개념이

    아니라 Situation이라

    하며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상태라는데

    통상 알고 있는 개념과는

    다른것 같아 어렵네요.

    늘 강건하시기 바랍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 이한기님께
    keyjohn글쓴이
    2022.3.11 12:42 댓글추천 0

    아 !

    생각해보니 사슴 그 친인척들이 유난히 눈망울이 깊고 선해 보이네요.

    개나리 꽃으로 제 동심을 돌이켜 준 덕분으로

    비교적 긴 천국을 품고 사는 하루가 되어서 감사드립니다.

  • 2022.3.12 07:22 댓글추천 0

    수시로 천국을 맞고 계시는군요

    오늘 저녁 추어탕을 사다가 연두색으로 염색된 그 부추를 듬뿍넣어서

    진한 맛 추어탕의 맛을 보며 천국을 느꼈습니다.

  • keyjohn글쓴이
    2022.3.12 16:15 댓글추천 0

    건강하신 비결 중 하나는

    다양한 먹거리를 드셔서 일거란 생각도 듭니다.


    저도 올해 첫 수확한 부추 무침을 먹고

    그 냄새를 살짝 미워하기도 했습니다 ㅎㅎ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5 2024년 5월 22일 세상 떠난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 노래’ [고두현의 아침 시편] 관리자 2024.05.27 0
74 코로나 새 변이 바이러스인 COVID-Omicron XBB 가 심합니다.. 마스크 착용하시고 조심하세요 관리자 2024.01.17 13
73 황혼黃昏의 자리 이한기 2024.02.24 15
72 성공의 비결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관리자 2024.05.27 0
71 [축시} 경사 났네유 - 권요한 관리자 2024.04.04 3
70 2024년 5월 27일 메모리알 데이 - Happy Runners Marathon Club 관리자 2024.05.27 1
69 바이든 대통령 취임 축시해설 특강1 keyjohn 2021.04.16 42
68 The Hill We Climb Edited As Normal Sentences1 관리자 2021.04.20 250205
67 시력 60년 신달자 시인 위로의 언어들1 관리자 2024.02.09 3
66 홍보부장님1 keyjohn 2015.07.24 201
65 나태주 시인님의 시화 감상해 보세요-장 붕익 선생님께서 단체 카톡방에 올려 주셨습니다1 관리자 2023.11.14 33
64 한글 검사1 왕자 2016.09.25 86
63 "다름" 과 "틀림1 관리자 2024.03.22 6
62 가까히 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1 정희숙 2017.10.07 91
61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1 마임 2015.09.02 124
60 제 8 회 애틀랜타 문학상 심사평1 석정헌 2023.09.29 51
59 유성호 교수님 PPT 21 강화식 2022.08.04 59
58 테스트1 hurtfree 2015.02.05 13215
57 이정무 이정자 회원 4월2일 축하연을 위해 준비모임1 관리자 2024.03.28 11
56 나상호 노인회장 94세로 별세1 관리자 2024.03.28 5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