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권명오
- 칼럼니스트, 수필가, 시인
- 애틀랜타 한국학교 이사장, 애틀랜타 연극협회 초대회장 역임
- 권명오 칼럼집 (Q형 1,2집) 발간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미주한인의 날 자랑스런 한인상, 국제문화예술상, 외교통상부 장관상, 신문예 수필 신인상 수상

맛 좋고 몸에 좋다는 생강주.

RichardKwon2022.03.17 11:43조회 수 1499댓글 3

    • 글자 크기

맛 좋고 몸에 좋다는 생강주.

                                                       지천 ( 支泉 )  권명오.

1958년 무명시절 최불암 ( 최영환 )씨와 함께 소극장 신무대실험 극 회를 창립하고 연극활동을 할 그 당시 우리는 너무나 힘들고 어려웠다.  연극 연습을 할 때는 객체인 작품에 열중해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연극연습조차 할 수가 없을 때는 할 일도 없고 갈 곳도 없고 돈도 없는 처량한 처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이영익씨와 함께 왕십리 배추밭 인근 최불암씨 집에 모였다.  때마침 집에 계신 어머님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시며 생강주가 선물로 들어온 것이 있다면서 같이 한잔 하자고 했다.  불암이 어머님은 명동에 유명한 다방 ( 은성 )을 경영 하셨는데 그 당시 은성다방은 유명 문화예술인들이 예술향을 꽃피웠든 안식처와 쉼터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 때문에 그 자리에는 문화예술인들이 중지를 모아 은성에 대한 기념비를 세워 놓았다.  불암이 어머님은 나이에 비해 멋지고 개방적이면서도 지성이 넘치신 분 이였고 아들친구들을 아들같이 대해 주셨다.  어머님은 생강주 한 두 잔 드신 후 다방에 가야 된다고 하시면서 저녁을 시켜 놓고 생강주를 잔뜩 사 놓고 가셨다.  우리는 신나게 매콤 달콤한 생강주를 마시며 콩이야 팥이야 연극예술이 어떻고 유신론 무신론 사실주의 실용주의 개똥철학에다 쎅스피어, 궤테, 톨스토이, 피카소, 미켈란제로, 네오날드다빈치, 베토밴, 모찰트, 헤밍웨이까지 들먹이면서 열변을 토해가며 세상이 모두다 내 것 인양 기고만장 떠들며 마시고 또 마셨다.  담배꽁초 주어 피우고 땡전 한푼 없어도 어떻게 하던 막걸리 소주잔을 기울이고 살았든 그 시절 연극에 미처 갖은 고난을 무릅쓰고 소극장 운동을 함께 했던 무명의 소극장 창시자들이 훗날 연극, 영화, 방송극에 극 작가, PD, 연기자들이 되고 스타가 됐다.  우리는 계속 신나게 매콤 달콤한 생강주를 마시면서 서로 잘났다고 헛소리, 큰소리 치고 떠들다가 헤어진 후 청량리 하숙집에 도착해 곧바로 쓰러지고 말았다.  얼마 후 속이 아프고 마구 뱃속이 뒤틀리고 이상해 토하고 난 다음 다시 누웠는데 뱃속에서 전쟁이 났는지 태풍이 불어 닥쳤는지 장이 뒤틀리고 요동을 처 사경을 헤매면서 밤새도록 토하고 또 토했다.  다음날 하루 종일 몸이 아파 초주검이 된 체 꼼짝 못하고 죄 없는 생강주만 원망을 했다.  나는 체질적으로 술이 약한 편인데 친구들과 떠들면서 마시는 것이 좋아 분수없이 마시는 경우가 많았다.  그 당시 불암이는 빽알 7독고리를 혼자 마실 정도로 주량이 대단했다.  나는 다음날 그가 궁금해 전화를 했다.  엊그제 나는 생강주를 마시고 죽다가 살아났는데 너희들은 괜찮으냐고 물으니 킬킬 대면서 말도 말아 자기도 죽을 번 했고 영익이도 죽다 살아났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지옥이라도 같이 갈 친구가 생겼기 때문일까?  아니면 약하고 어리석은 인간의 의탁 심 때문일까?  어쨌든 맛이 있고 몸에 좋다는 것도 과하고 지나치고 넘치면 화가 되고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게 됐다.             

    • 글자 크기
그냥 그냥 노송 청청 ( 老松 靑靑 )

댓글 달기

댓글 3
  • 지천 선생님!

    저는 술을 못해서 술에 대해서는

    무지하지만 생강주가 있는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드신후 왜 탈이 나셨는지 호기심이

    일어납니다.

    탈 나실땐 '내조주內助酒'가 특효일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늘 강녕하시기 바랍니다^^^

  • 그래서 약주요 독주요 하는가 봅니다.

    올리신 글을 읽다보니 무대의 장면들 처럼 흥미진진 합니다

  • 강창오님께
    RichardKwon글쓴이
    2022.3.18 08:58 댓글추천 0비추천 0

    이한기, 강창오 선생님 두분께서 항상 넓은 혜안으로

    지혜롭게 살펴주시고 격려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72 호박꽃3 2022.08.02 1980
171 만족1 2022.07.14 1555
170 사랑2 2022.07.14 1624
169 쓰다 써1 2022.07.09 1468
168 야화 ( 夜花 )5 2022.07.04 2113
167 오월의 길목3 2022.05.14 1571
166 까불대지 말자.7 2022.04.16 2115
165 그냥 그냥3 2022.04.02 1482
맛 좋고 몸에 좋다는 생강주.3 2022.03.17 1499
163 노송 청청 ( 老松 靑靑 )4 2022.03.11 1891
162 65년 전 추억4 2022.03.01 1925
161 자연의 신비4 2022.02.05 2089
160 행복의 길3 2022.02.05 2327
159 세상 아름다워4 2022.02.02 1989
158 기도4 2022.02.02 2062
157 웅담주 막간 쇼8 2022.01.27 2284
156 비운 ( 非運 )3 2022.01.21 1664
155 내것 네것3 2022.01.21 2159
154 함박눈6 2022.01.20 2291
153 새해 기도3 2022.01.09 2039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