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F 112°

석정헌2023.07.28 09:32조회 수 12댓글 0

    • 글자 크기

 

     F 112°

 

        석정헌

 

요며칠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

뜨거운 대지를 그나마 식히더니

오늘은 바람 한점 없다

 

얼마되지도 않은 일거리

하는 둥 마는 둥 끝내고

이마에 흐른 땀 훔치며

반쯤 감은 눈

푹 파묻힌 의자 삐꺽거린다

 

미친년처럼

아랫도리 홀딱 벗은 

창밖의 배롱나무

짙은 이파리는 미동도 않고

생채기로 돋은 붉은 꽃 하얀 꽃은

소복소복 한창이다

 

건너뛴 점심

배는 출출하고

시계 바늘은 부지세월이다

일하는 아내 재촉하여 삶은 콩

들고 나 선 밖은

뭉개구름을 피한 태양에

정수리는 뜨겁고 숨 까지 가쁘다

얼음 뜬 콩국수 생각에

급히 올라탄 자동차

계기판에 표시된 바깥 온도가

헉  F 112°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28 그래도 2015.09.11 2
927 별리 2024.05.19 2
926 아직은 2015.03.04 3
925 분재 2015.03.05 3
924 믿음 2015.03.05 3
923 아프다 2015.03.22 3
922 겨울 나그네 2015.04.09 3
921 지난해 2015.04.09 3
920 담금질 2015.04.09 3
919 인간 1 2015.05.08 3
918 아린다 2015.10.08 3
917 낙엽따라 2023.10.09 3
916 만추 2023.11.10 3
915 삶이라는 것 2024.02.03 3
914 구원 2015.02.17 4
913 허무한 여정 2015.02.23 4
912 속죄 2015.03.04 4
911 허수아비 2015.03.04 4
910 오래된 고향 2015.03.08 4
909 나그네 2015.03.08 4
이전 1 2 3 4 5 6 7 8 9 10...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