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바람을 타고
-산 정 조 윤정-
젖은 낙엽 위를 걸을 수 없다면
11월의 바람위에 안장을 얹고 달려가리
그대의 기다림이 묻은 문 앞에 닿을 수만 있다면
늦은 저녁 갈대위에 하얀 날개를 달고 날아가리
그대의 사랑이 아직도 창가에 머물고 있다면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의 원인을 알 수 있다면
추억을 머금은 배 위에 앉아 그리움의 노를 저으리
낙엽 타는 냄새 위에 지워지지 않은 기억을 묻혀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당신의 체취를 향해 스며들어가리..
바람 위의 안장이
갈대위의 하얀 날개가
추억을 머금은 배가
낙엽 타는 냄새가
끝내는 어디선가 나를 기다릴
그대의 은신처에 조용히 도착하리
아무리 깊은 눈물강을 건너서라도
아무도 없는 깊디깊은 초록 숲에 그대가 숨더라도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그렇게 거기 도착하리
설사 기다리다 지친 그대의 눈을 마주치더라도
아무것도 묻지 않으리
그대가 왜 이리 늦게 도착했느냐고 묻지 않듯이..
2023년 11월 12일 주일
바람이 몹씨부는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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