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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10년전 서울대 합격생 수기 당선

관리자2023.12.05 10:43조회 수 115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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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내릴것이다

 

 

 

 

실밥이 뜯어진

운동화, 지퍼가 고장 난

검은 가방

​

그리고

색 바랜 옷~

내가 가진 것 중

헤지고 낡아도

​

창피하지 않은 것은

오직 책과 영어 사전

뿐이다.

​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

학원 수강료를 내지

못했던 나는

​

칠판을 지우고

물걸레질을 하는 등의

허드렛일을 하며

강의를 들었다.

​

수업이 끝나면

지우개를 들고

이 교실 저 교실 바쁘게

옮겨 다녀야 했고

​

수업이 시작되면

머리에 하얗게

분필 가루를 뒤집어쓴 채

맨 앞자리에 앉아

열심히 공부했다.

​

엄마를 닮아

숫기가 없는 나는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절고

있는 소아마비이다.

​

하지만 난 결코

움츠리지 않았다.

​

오히려 내 가슴속에선

앞날에 대한 희망이 고등어

등짝처럼 싱싱하게

살아 움직였다.

​

짧은 오른쪽

다리 때문에

뒤뚱뒤뚱 걸어 다니며,

​

가을에 입던 홑 잠바를

한겨울에까지 입어야

하는 가난 속에서도

​

나는 이를 악물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

그러던 추운 어느

겨울날, 책 살 돈이

필요했던 나는

​

엄마가 생선을

팔고 있는 시장에

찾아갔다.

​

그런데

몇 걸음 뒤에서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

차마 더 이상

엄마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눈물을 참으며 그냥

돌아서야 했었다.

​

엄마는 낡은

목도리를 머리까지

칭칭 감고,

​

질척이는

시장 바닥의 좌판에

돌아 앉아 김치 하나로

차가운 도시락을

먹고 계셨던 것이다.

​

그날 밤 나는

졸음을 깨려고 몇 번이고

머리를 책상에

부딪혀 가며 밤새워

공부했다.

​

가엾은

나의 엄마를 위해서

내가 어릴 적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

엄마는

형과 나, 두 아들을

힘겹게 키우셨다.

​

형은 불행히도 나와

같은 장애인이다.

​

중증

뇌성마비인 형은

심한 언어장애 때문에

말 한마디를 하려면

​

얼굴 전체가 뒤틀려

무서운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

그러나 형은

엄마가 잘 아는 과일

도매상에서

​

리어카로 과일 상자를

나르며 어려운 집안

살림을 도왔다.

​

그런 형을 생각하며

나는 더욱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

그 뒤 시간이 흘러

그토록 바라던

서울대에 합격하던 날,

​

합격 통지서를 들고

제일 먼저 엄마가 계신

시장으로 달려갔다.

​

그날도 엄마는 좌판을

등지고 앉아 꾸역꾸역

찬밥을 드시고 있었다.

​

그때 나는

엄마에게 다가가

등 뒤에서 엄마의 지친

어깨를 힘껏

안아 드리며

​

"엄마~~ 엄마~~

나 합격했어~~!!"

​

나는 눈물 때문에

더 이상 엄마 얼굴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

엄마도 드시던 밥을

채 삼키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시장 골목에서 한참 동안

나를 꼭 안아 주셨다.

​

그날 엄마는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에게

함지박 가득 담겨있는

생선들을

​

돈도 받지 않고

모두 내주셨다

​

​그리고 형은

자신이 끌고 다니는

리어카에 나를 태운 뒤

입고 있던 잠바를 벗어

내게 입혀 주고는

​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동생인 나를

자랑하며 시장을 몇 바퀴나

돌고 돌았다.

​

그때 나는

시퍼렇게 얼어 있었던

형의 뺨에서 기쁨의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았다.

​

그날 저녁,

시장 한 구석에 있는

순대국밥 집에서

우리 가족 셋은

오랜만에 밥을 먹었다.

​

엄마는 지나간

모진 세월의 슬픔이

북 받치셨는지

​

국밥 한 그릇을 다 들지

못 하시고 그저 색 바랜

국방색 전대로

​

눈물만 찍으며 돌아가신

아버지 얘기를 꺼냈다.

​

"너희 아버지가

살아 있다면 기뻐했을 텐데

너희들은 아버지를

이해해야 한다.

​

원래 심성은 고운 분이다.

​

그토록!

모질게 엄마를 때릴 만큼

독한 사람은 아닌데

​

계속되는 사업 실패와

지겨운 가난 때문에

매일 술로 사셨던 거야.

​

그리고

할 말은 아니지만

하나도 아닌

둘씩이나 몸이 성치 않은

자식을 둔 아비 심정이

오죽했겠냐?

​

내일은 아침 일찍

아버지께 가 봐야겠다.

​

가서 이 기쁜 소식을

얼른 알려야지~"

​

내가 어릴 때 부모님은

자주 다투셨는데,

​

늘 술에

취해 있던 아버지는

하루가 멀다 하고 우리들

앞에서 엄마를 때렸다.

​

그러다가 하루 종일

겨울비가 내리던 어느 날

​

아버지는 아내와

자식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유서 한 장만 달랑

남긴 채 끝내 세상을

버리고 말았다.

​

고등학교 졸업식 날,

나는 우등상을 받기 위해

단상 위로 올라가다

​

중심이 흔들리는 바람에

그만 계단 중간에서 넘어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

움직이지 못할 만큼

온몸이 아팠다.

​

그때 부리나케 달려오신

엄마가 눈물을 글썽이며

얼른 나를 일으켜

세우셨다.

​

잠시 뒤

나는 흙 묻은 교복을

털어 주시는 엄마를

힘껏 안았고

​

그 순간,

내 등 뒤로 많은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

컵라면으로

배를 채우기 위해

매점에 들렀는데

여학생들이 여럿 앉아

있었다.

​

그날따라

절룩거리며 그들 앞을

걸어갈 자신이 없었다.

​

구석에 앉아

컵라면을 먹고 있는

내 모습이 측은해

보일까 봐,

​

그래서

혹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까 봐

​

주머니 속의

동전만 만지작 거리다

그냥 열람실로

돌아왔다

​

그리곤 흰 연습장 위에

이렇게 적었다.

어둠은 내릴 것이다.

​

그러나 나는

그 어둠에서 다시

밝아질 것이다.

​

이제 내게 남은 건

굽이굽이 고개 넘어

풀꽃과 함께

​

누워계신 내 아버지를

용서하고,

​

지루한 어둠 속에서도

꽃등처럼 환히

나를 깨어 준

엄마와 형에게 사랑을

되갚는 일이다.

​

지금 형은 집안일을

도우면서 대학 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

아무리 피곤해도

하루 한 시간씩

​

큰소리로 더듬더듬

책을 읽어 가며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발음에 대한

​

희망을 버리지

않은 채 오늘도 나는

온종일 형을 도와 과일

상자를 나르고

밤이 돼서야 일을

마쳤다.

​

그리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

어두운 창밖을

바라보며 문득

"앙드레 말로"의 말을

떠올렸다.

​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 간다."

​

너무도

아름다운 말이다.

​

나도 꿈을

그리는 사람이 될

것이다

​

 

위의 글은

10 년 전 서울대학교

합격자 생활수기

공모로서

​

이 학생은

우수한 성적으로 공부하여

지금은 미국에서

​

우주항공을 전공하여

박사과정에 있으며 국내

모 기업에서 뒷바라지를

하는데...

​

어머니와 형을

모두 미국에 모시고 가서

같이 공부하면서

가족들을 보살핀다고

합니다.

 

 

 

* 이글은 회장님께서 카톡방에 공유한 글을 옮겼습니다

 

2023년 12월 5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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