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선 잠을 깨어

Jenny2016.10.10 21:24조회 수 41댓글 0

    • 글자 크기
선 잠을 깨어 / 송정희

비바람이 슬쩍 아침을 데려오더니
선 잠 깨워놓고, 친구 하잔다.
반 쯤 열어놓은 창문으로 햇살대신 축축한 바람이 들어와
자꾸만 눈짓을 한다

선명하던 꿈이 꽃잎처럼 흩어져
사라진 것이 못내 서운해
자꾸 귀찮게 하는 바람을 손 내저으며 쫓아보려하지만
그는 들어왔던 창문 살을 붙들고 안나가려 애쓴다

조각나버린 꿈을 붙잡으려 다시 눈을 감아보는데
창문에 붙어있던 바람이 휘파람을 분다

서늘한 바람을 몰아내고 반쯤 열렸던 창문을 소리내어 닫으며
돌아누워도 난 꿈속에 님을 다시 만날 수가 없다. 
날 보고 웃었는지 말을 건냈는지
내 어깨를 안았는지 아무것도 기억할 수가 없다

선잠을 깨운 바람은 아직 창밖에서
문 열어 달라는 손짓을 하고 있다
오래된 연인처럼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96 힘들다1 2018.07.07 14
1095 희정이 생일파티 2019.10.29 19
1094 흑백사진속의 우리 삼남매 2017.04.18 11
1093 휴식 2018.09.26 4
1092 휫니스의 풍경1 2018.06.20 13
1091 후회 되는 일1 2017.01.31 11
1090 후회 2018.02.28 9
1089 후회 2019.11.27 38
1088 회한 2017.04.18 7
1087 회복 2020.02.18 17
1086 황혼에 시작한 그림공부 2019.10.11 14
1085 황치열이 기분 안좋을까요 2017.05.24 8
1084 화해 2019.12.22 6
1083 화초들의 죽음2 2018.01.05 18
1082 화분의 위치를 바꾸는 아침 2019.08.29 10
1081 화분갈이1 2017.03.14 16
1080 혼자 먹는 스파게티 2019.08.18 11
1079 혼밥1 2018.08.02 12
1078 혼돈은 아직 해석되지 않은 질서 2019.02.16 86
1077 호주의 포도밟기 축제 2017.05.17 15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