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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나의 정원

Jenny2016.10.27 13:42조회 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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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원 / 송정희

 

멕시칸 고추씨를 심었는데 겨우 싹이 두개가 나와

담벼락에 기대어 자라고 있다

심지도 않은 참외가 정원을 온통 무법자처럼 헤집고 다니며

세 개의 연둣빛 참외를 달고있다

까칠까칠한 잎은 보기에도 밉상

 

2년 전부터 정원을 지키는 흰장미를

그 억센 줄기로 죄인처럼 휘휘감고 제 맘대로 잡아당겨

언뜻보면 장미나무가 흔적도 없다

장미는 납치된 신부처럼 그 까칠한 잎의 감옥에서 울고있다

 

그뿐이 아니다 그놈의 폭정이

이제 막 꽃을 피우는 키큰 분꽃도 그 허리를 꺽이우고

그 앞의 봉숭아 줄기도 휘감겨 전쟁의 포로처럼 제 쪽으로 끌고간다

세 개의 참외 있기만 해봐라

너는 내 정원에서 추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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