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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나의 정원 (3)

Jenny2016.10.27 13:57조회 수 13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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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원 (3) / 송정희

 

블랙베리가 잘려 제가 있던 자리에 누워있다

그늘에 가려져 있던 들깻잎들이 신세계를 본다

찬란한 햇빛과 제 키만한 봉숭아 꽃을

바람이 불어와 들깻잎과 봉숭아를 인사시킨다

 

하루가 지났는데도 블랙베리 투박한 이파리는

죽음을 거부하고 빳빳하다

발로 한 번 세게 밟아준다

그만큼 위세부렸으면 되었지

들깻잎들이 어제보다 훨씬 짙은 초록이 되었다

 

지붕처마 홈통 밑으로 자라난 참외는 명당 자리를 잡은 샘이다

바닥의 흙이 안보일 정도로 넝쿨이 주변을 덮고

넝쿨사이로 참외를 달아놓고

아무것도 없는 척 나를 속인다

넓이 한 보폭 길이 열 보폭도 안되는 내 정원은

매일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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