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겨울의 어떤 도시 한 귀퉁이

석정헌2016.12.27 12:13조회 수 31댓글 2

    • 글자 크기


    겨울의 어떤 도시 한 귀퉁이


                       석정헌


계절은 한겨울

답답한 마음에

각오하고 창문을 열었더니

아직도 가을이 창밖에서 기웃거린다


둘러보니 까칠하고 앙상한가지

계절을 잊은 다람쥐 

암컷을 쫓아가고

시야를 꽉 막은 오래된 건물 귀퉁이

새까맣게 먼지 쌓인 깨어진 벽돌 사이

자리잡은 잡초는

뽑지 않아 잘자라지 못한 매듭풀

말라 비틀어져 죽은 줄 알았더니

어제밤 비에 묻은 작은 생명

환한 태양 아래 녹갈색으로 버틴다


여기까지 오기에 너무 많은 일

신의 선물 덕에 아직도 멀쩡히

미친 계절에도 살아 남았다

이제 창문을 닫고 순응 해야겠다

그래도 계절은 겨울인데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2
  • 진짜 예민하시네요

    시들었던 잡초가 이상기온으로

    녹색으로 재생?하는 것 까지 잡아내시니....


    "겨울이 따뜻해서 좋다"고 했더니

    곁에 있던 지인이

    "겨울은 추워야 하는데.."하데요.


    그래도 춥고 배고픈 건 싫어요.

    즐감!!!





  • 석정헌글쓴이
    2016.12.29 12:04 댓글추천 0비추천 0

    오늘 아침 환한 태양 아래 보니 정말 녹색이 살짝 묻은  이파리 하나 달랑 거리네요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48 추석2 2015.09.01 27
847 닭개장2 2016.06.26 38
846 음력 7월 17일 백로2 2017.09.07 24
845 이제 좀 살자2 2017.03.15 49
844 목련2 2015.12.15 33
843 호수2 2015.07.11 15
842 허무한 가을2 2017.11.06 25
841 가을 바람2 2019.09.25 24
840 계절은 어김없이2 2018.01.27 35
839 Tallulah Falls2 2018.11.05 39
838 하이랜드2 2022.04.30 21
837 술을 마신다2 2022.07.02 27
836 벚꽃2 2015.12.29 83
835 가을 그리고 후회2 2019.09.26 31
834 당신이나 나나2 2017.08.26 45
833 다시 7월이2 2016.07.01 29
832 잠을 청한다2 2017.09.16 37
831 벼락2 2018.07.21 46
830 그래도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다2 2020.04.11 297
829 저무는 역에서 마지막 열차를 기다리며2 2015.12.29 4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