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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 松 園 ) 박 항선
시인
- 1990년 도미
- 전 메이컨중부한글학교 학부형회 회장
- 전 중부메이컨한인장로교회 부설 한국문화학교 교사
- 2020 애틀란타문학회 문학상 시 부문 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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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 국수를 말며 - 송원-

송원2024.01.12 09:28조회 수 6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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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 밀국수를 말며

 

-프시케-

 

가지런히 묵여진 

메밀국수 다발을 비집고

문득 

오래된 소설 속  

소금처럼 흐드러진

메밀꽃밭 보이네

 

허생원과 처녀의 

단 한 번의 인연 얼듯 스치고

달빛 아래 무르익는 

물방앗간 도는 소리

 

가스라진 털을 가진

허생원의 나귀의

눈곱 껴 젖은 선한 눈이 

새까만 메밀  장국 속에서 껌벅이고

 

메밀꽃 한번 본적 없는 내 눈은

언젠가 아스라이 읽은

그 소설로  찾아가

 고추냉이처럼  두리번거리네

 

문득 허생원과 동이의

가느다란 옛이야기

메밀국수처럼

거무스름하게 뽑아질 무렵

 

톡 쏘는 듯한 

두 사람의 비밀의 은밀함이

칼칼한 육수에

무 갈아 넣은 맛으로 내게 전해오고

 

왠지 끌렸던 부자지간의

끈끈한 정이

대나무 발 위에 똬리 틀어

나란히 두 덩이로 앉아있네

 

 

온갖 복잡한 사연으로 끓여진

저 장국 안에 

두 부자의 눈빛이 잠겨

흔들리고 있네

 

 

푸른 집 정원에 흐르는

축음기 음과

버터 바른 토스트와 우유를

음미하는

작가의 한가한 아침과는 

대조를 이루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봉평 아직 피지 않은 

메밀밭 근처

물방앗간 앞에

내 마음 고이 접어 나빌레라

 

 

 

***

메밀국수를 만들며 떠오르는 대로 끄적여 본글

 

 

 

언젠가 남동생의 친구가 썼다는

"국수 삶는 저녁"이라는 시가 

오늘 내게 말을 건다

 

 

 

**

 

국수 삶는 저녁

 

- 박 시우-

 

소나기 내린다

아내에게 전화 건다

수화기에서 빗소리 들린다

비가 오면 아내는 가늘어진다

빗줄기는 혼자 서 있지 못한다

누군가 곁에 있어야 걸을 수 있다

가늘어진 아내가 국수를 삶는다

빗줄기가 펄펄 끓는다

꼭 막힌 도로가 냄비 안에서 익어간다

빗물받이 홈통에서 육수가 흘러나온다

가로수 아파리들이 고명으로 뿌려진다

젓가락을 대자 불어 터진 도로가 끊어진다

지친 아내가 유리창에 습자지처럼 붙는다

빗줄기가 아내의 몸을 베낀다

혓바닥이 아내를 집어삼킨다

 

 

** 몇 년 전에 동생은

친구가 시집을 냈다며

내게 건네준 시집에

이런 시가 있었다..

왜.. 메밀국수를 삶으며

이 시가 생각났는지 모른다

 

어젯밤 비가 억수로 내렸었다..

빗줄기가 창을 때리는 소리가

유리창에 습자지처럼 붙어 있는 

동생 친구 시인의 아내의 몸을

베끼는 빗줄기가 

너무 세차서인가 보다...

 

 

2024년 1월 11일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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