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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건망증

송정희2019.10.01 05:54조회 수 1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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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

 

아침약을 안먹은것을 저녁약 먹을때서야 알았다

약을 한주먹 입안에 넣고 물을 마시며 자책을 한다

산책 나올때 현관문을 걸고는 열쇠를 집안에 두고 나왔다

그렇다고 무슨 큰일이 나는건 아니지만

산책 내내 맘이 쓰이고 짐찜하다

 

딸이나 사위가 부탁하는 일은 절대 잊지 않으려

메모를 해둔다

친구와의 약속도 캘린더에 컬러펜으로 써놓는다

 

기억력 하나만큼은 알아주었는데 그것도 옛말이 되고

난 옛날사람이 되었다

노모가 내 나잇적 노모의 건망증을 재미삼아 노렸던일을 후회한다

 

9월이 지나고 10월이 되었다

정신줄 바짝 부여잡고 꼼꼼하게 사는거다

아이들은 날 믿고 난 그 아이들을 의지하며

나의 빛나는 시절이 지나고

이제 아이들의 빛나는 시절을 응원하며

그리고

나의 남아있는 자유와 기쁨을 누리며 사는거다

건망증을 밀어내기보다는 미워도 동행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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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다 산책길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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