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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놀스캐롤라이나에서의 밤

송정희2019.07.23 10:39조회 수 1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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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스캐롤라이나에서의 밤

 

놀스캐롤라이나에 살고 잇는 둘째올케가 얼마전 대상포진으로 고생을했다

둘째와 문병차 지난 금요일에 갔다가 어제 월요일에 돌아왔다

6시간이 넘는운전거리

물론 둘째 지은이가 운전을 했지만 장시간 앉아있는것도 고역이었다

강아지 포롱이를 태우고 갔다

얌전한 녀석은 간식을 먹고 자고 또 먹고 자고를 반복

두시간마다 주유소나 휴계소에 주차하고 녀석을 산책시켰다

저녁 8시에 도착

새집으로 이사간 올케네에 예쁜 도자기 그릇셑을 선물했다

육개장을 만들어놓고 기다리는 올케와 조카들

재주꾼인 첫째 민정이가 특기인 칵테일을 만들어 주는 멋진 밤

초컬릿빛의 크레이지 레이디, 마첼 러버,리뀌드 마리화나, 팔로마, 바하마 마마

이 모든 칵테일의 이름도 조카가 직접 지은이름이다

럼주( 코코넛럼, 스파이시럼) ,데뀔라, 칼로아,아마레로,블루, 큐렛시오,피치 시납스,바나나

등의 술에 각종 쥬스와 과일을 섞어 독특한 색깔과 맛으로 예쁜 잔에 담아

빨대를 꽂은 칵테일들은 전문가의 손길이 느겨져 보는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일식집 바텐더로 일해본 경험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골고루 칵테일을 맛본 우린 얼굴이 발갛게 달아 오르고 마냥 애들처럼 즐겁다

이런저런 밀린 애기로 밤이 깊어가는줄도 모르고 웃고 떠든다

예쁜 색의 칵테일 만큼이나 아름다운 우리의 시간들이 흐르고

각자의 방으로 자러 들어간다

다음날 아침 옆에서 잔 올케의 특이한 코골이에 잠이 깨서 또 한바탕

웃음보를 터뜨리며 하루를 연다

올케가 만들어준 모닝 샌드위치와 커피 한잔의 여유

누구나 다 있을 우여곡절의 삶을 되돌아보며 함께 늙어가는 우리

20대에 만나 어느새 환갑을 바라보는 우리

울보였던 셋째 조카 인수는 어엿한 공군이 되고

젖병을 빨던 막내조카 창우는 대학생이 되었으니 우리가 늙은게 뭐가 대수랴

돼지고기 수육을 삶아 점심을 먹는다

내가 집에서 가져온 백김치을 맛있게 먹어주는 올케가 이쁘다

난 올케가 끓인 육개장이 유명식당것보다 더 맛있다

둘째 지은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친구에게 다니러 가고

올케와 난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본다

한국영화 추격자와 미국영화 시크릿 업세션을 보니 저녁이 되었다

난 올케가 좋아하는 굴무침을 만들고 큰조카 민정이가 또 새로운 칵테일을 한잔씩 만들어 주었다

이렇게 두번째 밤이 오고 나는 강아지 포롱이와 거실 소파에서 잔다

플룻을 연주하눈 큰조카의 사진, 드럼을 연주하는 셋째 조카의 사진 그리고 섹스폰을 연주하는

막내조카의 커다란 사진들이 날 내려다보며 웃고있다

행복이라는 단어는 늘 이렇게 내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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