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아버지의 센베이과자

송정희2019.08.07 07:22조회 수 13댓글 2

    • 글자 크기

아버지의 센베이과자

 

자싱하진 않으셨지만 종종 퇴근길에

센베이과자를 사들고 오시던 아버지

우리 삼남매는 각자의 과자 담는 그릇이 있었다

과자를 정확히 셋이 나누어 받으면

각자의 비밀장소에 숨겨 두었다

식탐 많던 막내는 자기것을 다 세어놓고있엇다 항상

만일 하나라도 비면 그날은 난리가 났다

바로 밑의 동생은 늘 내것과 막내것을 슬쩍 먹곤했다

결국 막내가 울고불고 해서

할아버지 곰방대로 종아리를 맞고서야 이실직고 후 사건이 종료된다

아버지가 다음번 센베이를 사 오시면

몇갑절로 막내에게 값고 속상해서 눈물을 질금대던 둘째

한국마트에 가면 전병이라는 이름의 고급센베이과자가 있다

동그랗게 말아서 가운데는 크림이 들어 예전것보다 더 달콤하지만

추억의 맛은 아니다

예전엔 큰 은행잎 모양의 삼각형에

김가루와 가루 설탕이 묻혀져있었다

만화책을 빌려다보며 아랫목에 발 묻고 앉아 빠드득빠드득

소리내어 먹던 아버지의 센베이과자

몇개 남으면 아껴 먹던 그 과자

한국마트에 가면 고급스런 센베이라도 한통 사야겠다

머리맡에 놓고 잠이들면 꿈에 아버지가 오시려나

    • 글자 크기
큰아이 (by Jenny) 라벤더

댓글 달기

댓글 2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아버지의 센베이과자2 2019.08.07 13
1075 라벤더2 2018.03.18 10
1074 화초들의 죽음2 2018.01.05 18
1073 세상의 이치2 2017.04.14 14
1072 새 집2 2018.10.03 17
1071 스와니 야외 공연을 마치고2 2018.05.28 8
1070 어머니와 커피2 2017.04.30 1382
1069 5002 2018.08.23 9
1068 족욕2 2017.05.01 25
1067 오이꽃2 2017.05.02 24
1066 알렉스를 추억하다(1)2 2018.03.09 29
1065 정아 할머니2 2017.01.25 25
1064 2020년 1월 월례회를 마치고2 2020.01.12 69
1063 2019년 1월 월례회를 마치고2 2019.01.14 17
1062 부정맥2 2019.11.17 21
1061 비의 동그라미2 2017.09.11 15
1060 나의 새 식탁2 2017.06.21 26
1059 지난 두달2 2017.10.16 23
1058 나 홀로 집에 넷째날2 2019.02.11 21
1057 6월 문학회를 마치고2 2018.06.17 29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