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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이별의 습작

송정희2018.03.15 07:48조회 수 48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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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습작

 

준비가 없었습니다

그옛날 할머니가 집을 나가시고 돌아가셨을때도

함석지붕 골파인 처마끝에 매달린 고드름이 녹아 물이 흐르면

그 고드름이 물이 었었다는 사실을 잊고 고드름만 생각했지요

 

퇴근길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 그때 나이 오십

한마디 유언도 없이 길바닥에서의 이별

이별준비가 없었던 어머니와 우리 삼남매

많이도 우시던 어머니. 살갑지 않으셨던 부부셨는데도 말이죠

 

남편이 황망히 세상을 뜨고 덩그러니 나만 남았을때도

아무런 준비도 약속도 없었습니다

인연의 강 저편에 우리 남남이었을때만 떠올리면 되는데

그 인연의 강이 깊고도 넓더이다

 

암 선고후 예고되었던 아들친구의 죽음도 아프더이다

불가마속으로 아들 시신을 밀어 넣으며" 알렉스 조금만 더 견디면 돼" 하시며

절규하는 아버지. 부자간의 인연의 강은 왜 그리도 질기던지요

자식의 죽음은 슬픔중 으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 순간과의 이별도 늘 준비없이 맞습니다

노모가 살아계심을 오늘 아침에도 감사하고

노모를 돌보는 큰동생 내외에게도 감사하죠'언젠가 그 이별도 맞을터인데

노모와의 이별 만큼은 준비해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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