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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폭죽놀이와 까미

송정희2020.01.01 10:57조회 수 7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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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죽놀이와 까미

 

어두워지며 폭죽놀이가 시작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거실에 나와보니 겁쟁이 고양이 에보니는 어디

숨어서 안보인다

한시간쯤 지났을까 둘째 지은이의 다급한 전화목소리

"엄마. 나좀 도와줘" 급히 이층으로 올라가보니 주방에서 차고로 나가는

문이 열려있고 지은이가 차에 올라타며 강아지 까미가 없어졌다고

찾으러 동네 한바퀴 돌아보러간다고 한다

강아지들이 용변보러 늘 현관앞 잔디로 나가는데 오늘은 나갔다가

폭죽소리와 불빛에 놀라서 더 어린 까미가 내차 밑으로 기어들어가는것을

보았는데 그 뒤로 없어졌다고

혹시 집안에 있을까 싶어 나도 샅샅이 찾았지만 집안엔 없다

한참뒤 다시 지은이의 전화

"엄마 까미가 집쪽으로 뛰어가고 있어,문열어 주세요"

버선발로 나가 드라이브웨이에 서서 기다린다

결국 지은이가 까미를 찾아 차에 태우고 왔다

발바닥이 다 벗겨져 피법벅이 되고 발톱들이 다 빠질듯 흔들리고

차시트에 피가 범벅이다 그 잠깐 사이에

지은인 급히 까미를 안고 집안으로 들어가고 나도 뒤따라 들어가보니

꼴이 말이 아니다

네발에 피칠갑을 하고 벌벌 떨며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까미와 덩달아 놀란

포롱이가 까미곁을 지킨다

그 좋아하는 간식에도 반응이 없고 큰눈이 더 커졌다

다행히 포롱인 무사하다

키친타올에 알콜을 묻혀 소독하려하니 질색을 하며 웅크린다

마루카펫과 윗층 올라가는 계단카펫에도 온통 핏자국이다

난 엎드려 마루바닥의 핏자국을 닦고 지은인 까미를 끌어안고 운다

오밤중에 무슨 난리인지

여전히 밖에서 펑펑 폭죽이 터지고 포롱이와 까미는 몸을 떤다

다시 내방으로 와서 잠을 청한다

보이지않던 에보니가 걱정되어 거실에서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안보이는 녀석

좋아하는 간식통을 냅다 흔들었더니 그 소리를 듣고 어디선가 나온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잠을 청한다

큰 폭죽이 쏘아 올려져 공중에서 퍼지며 갖가지 색으로 꽃이 피어도

더이상 이쁘지 않은 밤이다

두시가 다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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