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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이미자의 딸(수필)

송정희2017.04.14 07:33조회 수 23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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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자 딸

 

어머니의 별호가 이미자. 가수 이미자씨다. 그래서 난 이미자 딸'

어머니 형제가 네분. 큰이모, 어머니, 작은 이모,그리고 외삼촌. 그중 어머니와 외삼촌이 기가 막히게 노랠 잘부르신다.

노래뿐 아니라 유머감각도 갖추신 나의 어머니. 요즘같으면 예능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셔도 잘하셨을텐데 아쉽다.

이제 고인이 된 이주일씨 흉내를 내면 안 웃을수가 없게 만드시는 재주.

똑같은 이야기를 하셔도 맛깔나게 말씀하시는 재주.

게다가 노래까지 잘 하시는 재주.

여렷을적부터 그런 끼때문에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걱정이셨단다. 남을 웃기면 오래 못산다고.

아마 어머니는 웃기기뿐아니라 다른 재주도 많으셔서 오래 사시는중이신가 보다.

동네어르신들이나 어머니 친구분들에게는 난 이미자딸이었다. 그런데 그 별명이 싫지는 않았다.

이미자씨의 노래를 메들리로 가사하나 틀리지않게 부르셨던 나의 어머니.

동백아가씨, 열아홉 순정, 진도아리랑, 흑산도 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서울이여 안녕, 기러기 아빠, 그리움은 가슴마다, 여자의 일생, 아씨 등등.

요즘도 친구분들과 노래방을 자주 가신다고 하신다.

그래서 나의 두 남동생들은 노래를 잘 한다. 왜 나만 아버지의 음치실력을 닮았을까. 전에도 식후에 노래방 가자는 소리가 난 무서웠다.

아는 노래도 없지만 가사를 모두 기억하는 노래도 없다. 그래서 죽어라 가사를 외어보았던 조용필의 서울서울서울, 조성모의 아시나요.

그것도 이제는 외울 수가 없지만.

어머니가 속해계신 모임에서 철렵이라도 가시려고 관광버스까지 예약을 했는데도 부득이 어머니가 못가시게 되는 경우가 생기면 미련없이 벌금을 내고라도 일정을 취소할 정도로 어머니는 어느곳에서나 분위기메이커시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도 공무원생활 하실때 각종 모임엔 꼭 어머니와 함께 가셨다고한다. 본인이 노래할 차례가 되면 어머니를 대신 세우셨고 또 자랑도 하시려고.

정작 이미자딸인 난 노래를 못해 별호값을 하지 못한다. 그대신 난 어머니를 닮아 이야기하는것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사랑한다.

나의 어머니 감사합니다. 그런 재주를 제게 주셔서요.

다음 세상에 태어날 수 있다면 제가 어머니의 어머니로 태어나 어머니의 그 숨은 재능을 모두 발견해서 어머니가 하고 싶은 모든것을 하시게 해드릴께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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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듬뿍 담긴 글이네요.


    제 어머니가 나에게 물려주신 것?

    얼른 생각나는 것은 골다공증 이네요.

    곰곰히 생각해서

    긍정적인 것도 찾아 봐야겠네요. 


    세상구경 시켜 준 것만으로도 족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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