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어느 노부부 (2)

Jenny2016.10.10 21:32조회 수 14댓글 0

    • 글자 크기
어느 노부부 (2) / 송정희


오르막 중간 쯤에서
할머니는 뒤 돌아보십니다
아직 그 반도 못 올라오신 바깥어르신을 
좋은 건 다 자시더니 왜 못 올라오냐고 한마디 하십니다
그 말에도 그냥 싱긋이 웃으시는 바깥어르신

소싯적 일도 아니었던 것들이
이미 일거리가 되었습니다
젊었을 적 걱정거리도 아니었던 것들이
이제는 골칫거리가 되었습니다
한달음에 오르내렸던 그 골목이
지금은 치악산보다 더 높아보입니다

오르막을 다 올라오신 노부부는 평평한 길인데도
뚝 떨어져 걸으십니다
젊었을 때는, 바깥어르신이 앞장서셨을텐데
지금은 할머니가 앞서 걸으시네요
바깥어르신은 풍을 한 번 맡으셨대요, 몇년 전에

이마에 땀을 닦으시며 할아버지는 부지런히 할머니 뒤를 따라갑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6 여름비 2019.08.19 9
15 마이 리틀 포레스트 2018.09.19 11
14 불면의 밤 2019.08.19 13
13 알렉스를 추억하다(2) 2018.03.12 12
12 오늘의 소확행(4월16일) 2019.04.16 8
11 나 홀로 집에 일곱째닐 2019.02.14 8
10 처음 사는 오늘 2019.04.16 13
9 인숙아 2019.08.02 13
8 겨울비 2020.01.02 11
7 요가클래스 2018.10.31 6
6 꽃샘추위 2018.03.12 7
5 내가 가진 기적 2018.10.31 9
4 아침 요가클라스 2019.08.20 9
3 유월이 가네요 2018.06.25 5
2 오늘의 소확행(9.18)) 2018.09.20 5
1 나의 간식 번데기 2018.10.31 8
첨부 (0)